매일신문

여름방학 과학피서-신비한 자연의 현장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여름방학은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과학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공룡발자국은 언제 생긴 걸까. 늘어선 육각형 바위기둥의 비밀은 뭘까. 무더운 여름철에 얼음이 어는 비밀은 뭘까. 〈매일신문 7월8일자 17면 참조〉 과학교육의 최고는 실험과 현장체험. 자연의 신비가 살아 숨쉬는 '과학피서'를 떠나보자. 관심을 기울이고 찾아보면 오가는 휴가길에 들러볼 만한 과학관련 박물관이나 전시회도 많다.

◇포항 주상절리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에 가면 신비한 바위병풍이 있다.

현무암으로 된 5각형 또는 6각형의 돌기둥이 암벽을 이루고 있다.

거대한 연필을 깎아 늘어세워 놓은 듯하다.

높이가 20m, 폭이 100m에 이르는 주상절리. 이곳은 원래 채석장으로 암석을 캐내다가 발견되었는데 이 때문에 약간의 손상이 생겼다.

지질학적으로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돌 사이에 있는 틈이 '절리'고 돌이 기둥모습이어서 주상이라고 한다.

경북대 장윤득 교수(지질학과)는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냉각되면서 수축되어 생긴 틈"이라며 "가뭄 때 논바닥이 마르면서 수축되는 모양을 보면 대부분 6각형인데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국내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가 신생대 제4기(약 30만 년 전)에 형성된 것과 달리 2000년 천연기념물 제415호로 지정된 달전리 주상절리는 신생대 제3기말(약 200만 년 전)에 형성됐다.

장 교수는 포항인근에 신생대 화석암이 많이 나타나는 걸로 봐 신생대 제3기말에는 구룡포를 포함한 포항지역 아래위쪽이 바다였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의성 공룡발자국화석

경북 의성군 금성면 제오리 일대에 가면 약 1억 1,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때에 만들어진 공룡발자국화석을 볼 수 있다.

지방도로 확장공사 중 산허리부분의 흙을 깎아내면서 발견됐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화석은 발굽울트라룡, 발톱고성룡, 발목코끼리룡 등 3종류의 초식공룡발자국과 육식공룡인 한국큼룡 등 4종류의 공룡발자국 316개. 대·중·소형의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발자국이 동시에 발견되어 이곳이 대규모 공룡 서식지였음을 짐작케 한다.

의성 제오리의 공룡발자국화석은 발의 크기, 보폭, 걷는 방향 등을 알 수 있어 당시 공룡의 모습과 생활 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1993년 천연기념물 제373호로 지정됐다.

중앙고속도로 의성 IC에서 내려 금성방향 927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금성면 탑리에 이르기 전 안내표지판을 볼 수 있다.

얼음굴이 있는 의성 빙계계곡도 지척이다.

◇과학관련 박물관

한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에 있는 등대박물관은 국내에서 등대 관련 자료를 소장·전시하는 유일한 곳이다.

항로표지 용품과 바다관련 유물 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며 체험학습 공간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경북 문경의 석탄박물관은 폐광이 된 갱도를 과학 학습시설로 활용한 곳이다.

동선길이 230m(224평)의 갱도 전시장과 야외전시장에 6천여점의 소장품을 보관하고 있다.

작년 10월 과학기술부로부터 과학관으로 인정받았다.

경북 영덕군 남정면 동해안 7번 국도 변에 있는 경보화석박물관은 화석전문 박물관이다.

세계 20여 개국 약 1천500여 점의 화석들이 시대별, 지역별, 분류별 특징에 따라 전시되어 있다.

◇볼만한 과학전시회

서울 쪽으로 휴가 길을 잡았다면 다음달 13~17일 서울 무역전시장에서 열리는 '2003 대한민국 과학축전'현장을 찾아볼 만하다.

과학에 흥미가 있는 자녀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방학보내기가 없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분야의 융합을 의미하는 퓨전을 대주제로 하는 이번 축전은 25개 정부 출연 연구소, 15개 과기부 뉴프런티어 사업단, 19개 이공계 대학과 학회, 5개 지방자치단체, 6개 해외 단체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종합과학기술축전이다.

△주제관 △첨단과학관 △체험과학관 등 3개 전시관외에 각종 강연과 공연도 벌어진다.

시간여유가 좀 더 있다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열리는 '대한민국 과학축전 특별기획전-10년후'도 함께 보면 좋다.

10년 후 과학기술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상을 선보인다.

연세대 팀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제작한 자외선 천체망원경 '갤럭스'가 보내온 화성 영상사진 등이 볼거리.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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