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맛비로 농작물 병충해 창궐과 착과(열매맺기) 부진으로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마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으며, 또 어획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위판량도 덩달아 하락해 어민들도 속이 타고 있다.
봉화군의 경우 최근 재산·명호면 일대에서 발생한 수박 잎마름병(본지 7월 2일자 보도)으로 이제 갓 열매맺기에 들어간 수박포기를 통째로 뽑아 내는 등 수박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현재까지 발생된 수박 잎마름병은 봉화군내 전체 수박밭 719농가 431ha 중 74%인 650농가 320ha로 줄기가 썩어들어가는 역병과 잎이 마르는 탄저병에다 일부는 열매에 심지가 생기는 만고병까지 겹친 상태다.
따라서 재산·명호면 노지수박 재배 농민 전체의 10%에 이르는 70여명(45여ha)이 수박 줄기를 걷어내는 등 폐농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후 2천여평의 노지수박밭에서 포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던 권순길(52·재산면 갈산리)씨 부부는 "아무리 약을 쳐도 병이 계속 돌아 농사를 포기했다"며 주먹만한 수박이 달린 수박줄기를 걷어내며 한숨을 지었다.
또 경북 산간지역에서는 대벌레와 오리나무 잎벌레 등 산림해충도 극성을 부리고 있어 산림피해가 심각하다.
영덕지역 특산품인 복숭아도 습해 등으로 당도가 떨어지면서 판로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품면 삼화리 등 복숭아 집산지의 농민들은 "6월 이후 계속된 장마로 조·중생종 경우 적게는 30%, 많게는 50% 가까이 낙과 및 품질 이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병곡·창수면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와 사과·포도도 피해가 막대하다.
성주지역도 벼잎도열병이 지난해보다 30%정도 늘어났으며, 참외도 광합성 부족으로 말라죽고 있고, 사과의 점무늬낙엽병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잦은 비로 어획량이 대폭 줄어들자 어민들도 울상이다.
23일 포항 영일수협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까지 수협 위판량을 보면 대게가 39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5t보다 무려 절반 가량 줄었으며, 문어도 59t으로 지난해의 65%에 불과했다.
또 골뱅이·가오리·꽁치 등 대부분 어종의 위판량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이틀 걸러 하루꼴로 비가 내렸던 지난달의 경우 전체 위판량이 276t에 불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안 횟집도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비가 오면 회를 꺼리는 인식 때문에 횟집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작업중인 어장도 종전 활어로 잡던 오징어 등은 바닷물에 인근 강과 수로를 통해 내려온 흙탕물이 섞이면서 대부분 잡자마자 죽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덕읍 김경필(56)씨는 "경기악화로 가뜩이나 죽을 판인데 날씨마저 심술을 부린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최윤채·권동순·이상원·박용우·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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