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대구에서 치르는 첫 초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문화도시로서의 저력에 긍지를 느끼게 된다.
바라기는 먼 훗날 사진 몇 장 남기고 말 그렇고 그런 행사가 아니라 이를 계기로 대구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이 국제적인 잔치를 맞아 우리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집 주인은 모름지기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비록 작은 집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큰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손님들에겐 주인의 당당함 그 자체가 매력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후딱 짓고 팔아넘길 집, 물 새고 금방 무너질 집은 짓지 않아야 한다.
몇달이면 잊혀질 그런 잔치가 아니라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해낼 수 있는 그런 멋진 잔치가 되어야 한다.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울렁거리는 여행이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출발하여 며칠간 나룻배에 몸을 싣고 나일강 투어를 했는데 강 주변 마을에 배가 도착하면 온동네 사람들이 다가와 아는 척을 하고 자기 속내를 드러내며 호객행위를 했다.
하지만 우리 여행객들은 불쾌하기는 커녕 그것이 그들의 삶이거니 이해하며 즐겁기만 했다.
배의 주인은 주인의식이 아주 강해서 비록 작은 나룻배였음에도 호화 유람선의 관광객 못지않게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민속노래며 신나는 민속춤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우리들까지 미친듯이 아랍춤을 따라하도록 이끌었다.
영어 한 마디 쓰지 않고도 배 주인의 자연스럽고 친절한 주인의식에 이끌려 그들 아랍인들을 정겨운 친구로 느끼게끔 만들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외국인들에게 최선을 다해 자기네 문화를 알리려는 그의 열정이 그곳을 찾는 여행객들을 통해 전세계로 뻗어나갔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우리는 특별한 손님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엄청난 물량을 투입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U대회는 대구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런 기회는 앞으로도 쉽게 찾아오기 힘들다.
대구를 찾는 전세계의 대학생들이 대구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한국' 하면 '대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이집트의 나룻배 주인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각국 대학생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불타는 여름이 시작된다.
우리 함께 세계인의 축제를 즐겨보자. 주인이 맨발로 문밖까지 뛰쳐나가 손님을 맞이한다면 어찌 감동하지 않으리.
정양태(대구 친절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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