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동거에 불륜, 그리고 사랑을 찾아나선 이혼…'.
TV 드라마가 잇따라 '금기의 벽'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MBC가 신세대 혼전 동거를 본격적으로 다룬 월화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 이어 30대 부부들의 '불륜'을 소재로 한 '앞집 여자'를 지난주부터 수목드라마로 방영하기 시작한 것. 여기에다 SBS는 유부남인 30대 교수가 여제자를 만나 운명적 사랑을 한다는 내용의 '첫사랑'을 내달 2일부터 주말드라마로 내보낼 예정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드라마의 부분적 소재, 또는 남녀 주인공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양념 정도로 '동거'나 '불륜'이 등장했지만 드라마 주제로 설정되기는 드문 일"이라며 "가족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방영된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동거나 불륜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선택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삶의 한 부분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들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세태는 물론 향후 드라마의 도덕적 수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게 한다.
△동거는 무죄(?), 불륜은 절대 유죄
'신세대들의 당당한 동거 이야기'를 기획의도로 내세운 옥탑방 고양이(주인공 정다빈·김래원)는 결과만을 놓고 볼 때 당당하다.
시청률 1위는 물론 '동거 신드롬'까지 낳고 있다.
방송사측은 "동거란 단어가 인터넷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라며 밝히고 있으며 2만5천여명이 글을 남긴 홈페이지에는 '옥탑방 2'를 방송해달라는 목소리가 넘치고 있다.
이에 반해 '앞집 여자'는 쏟아지는 비난에 휘청이고 있다.
제작진은 남녀 주인공(손현주·유호정)의 결혼과 외도를 통해 결혼의 의미를 경쾌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의도를 밝히고 있지만 상당수 시청자들은 냉담을 넘어 '불쾌하다'는 반응. 불륜은 여전히 안방극장에서는 금기사항인 셈이다.
△시청자들의 이중성(?)
두편의 드라마는 둘다 코믹물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현실성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르다.
'옥탑방'은 20대 남녀가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하지만 잠자리를 따로 하는 등 둘 사이에서 '성적'인 부분은 사라진다.
문 하나를 두고 살아가지만 풋풋한 감정을 지닌 채 살아간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 그러나 '앞집여자'는 제작진의 말대로 높은 이혼율과 외도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특히 젊은 여성)들은 "앞집 여자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드라마로, 옥탑방은 침침한 지하실 속에 있던 '동거'란 문제를 밝은 옥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드라마에서 금기는 사라진다(?)
동거와 불륜을 다룬 두편의 드라마에 이어 내달부터 방영되는 '첫사랑'은 더욱 도덕적 위험 수위를 내닫는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30대 중반의 대학교수(신성우 분)가 첫사랑을 닮은 여제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은 헌신적인 부인과 이혼까지 하게 된다는 내용.
제작진은 '흔히 보아온 불륜 드라마가 아니라 시기를 잘못 찾아온 사랑에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아픈 드라마'라고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지는 미지수. 특히 가족이 함께 보는 주말드라마에서 '불륜'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살 여지도 다분하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청률에 울고 웃는 방송사들이 이제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는 셈"이라며 "'앞집 여자'와 '첫사랑'에서 나타나는 시청자 반응이 향후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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