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24일 제기한 청와대 참모 문책요구에 대한 민주당측의 해명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문석호 대변인과 이낙연 대표 비서실장은 정 대표가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설명은 피한 채 알아서 생각하라는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 기자들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했다
정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집권 초기 당정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당정협의에 어긋나는 일을 자제시켜야 한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자연히 정 대표의 발언 진의를 놓고 정 대표 측근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 실장은 "별다른 뜻 없이 얘기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속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기자들이 알아서 생각하라"며 기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비서는 해석에 한계가 있으므로 해석에 제한이 없는 기자들이 알아서 써달라"는 말까지 했다.
"나는 말할 수 없지만 다들 알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하더라도 대표비서실장으로서는 몸을 사리는 답변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문 대변인의 브리핑도 마찬가지였다.
대변인의 공식 해석을 기다리던 기자들은 맥이 풀릴 수밖에 없었다.
일부 기자는 "우리가 사견을 듣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린 줄 아느냐"며 무성의한 브리핑을 성토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이에 앞서 언론에 거짓정보를 유포하기도 했다.
부대변인 한 사람이 초등학교 바른생활책과 구강청결제를 전직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했으나 곧바로 허위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사태는 민주당과 기자들간의 신뢰상실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다 알고 있지 않느냐, 알아서 쓰라"는 식의 태도가 참여정부와 민주당이 '싫어하는' 언론의 오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식이라면 기자들의 해석이 자신들의 뜻이나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불평과 비난을 늘어놓아서는 안된다.
아무리 정치적인 혼란기라고 해도 민주당 관계자들의 보다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상전〈정치2부〉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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