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을 읽고-'마당을 나온 암탉'

지극한 모성애, 그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자기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지극한 사랑을 베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는 그런 사랑을 베푼 동물 하나가 나온다.

바로 주인공 암탉이다.

암탉은 양계장에서 모이를 먹고 알을 쑥쑥 낳으며, 주인 내외의 귀염을 받는 일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낳은 알의 탄생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암탉은 자신이 낳은 알을 품어보겠다는 소망을 품고 '잎싹'이라는 이름과 함께 마당을 뛰쳐 나온다.

'양계장에서 알만 낳는 암탉이 양계장을 빠져 나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밖에서 살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야생 동물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아니겠지? 잎싹이라는 이름은 왜 갖게 되었을까?'

많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잎싹이라는 이름은 잎사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잎싹이 마당에 있을 때 꽃을 피게 하고, 지게 하는 한 나무의 잎사귀를 보고 생각해낸 이름이라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한 나무를 위해 제 한 몸 바쳐 봉사하는 잎사귀를 자신의 이름으로 삼은 것은 무언가에게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잎싹은 자신을 노리고 있는 족제비의 눈을 피해 다니다가 하얗고 동글동글한 알을 보게 된다.

잎싹은 너무나도 기뻐 그 알을 정성껏 품었다.

사실, 그 알은 오리의 알이었다.

잎싹의 도움으로 그 알에서 한 생명이 탄생하게 된다.

잎싹은 아기가 자신을 닮지 않아 약간 섭섭해하는 듯했다.

하지만 잎싹은 아기오리를 잘 길러 냈다

내가 잎싹이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도 알에서 깬 오리에게 잎사귀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줄 수 있었을까?

잎싹이 잘 키워낸 아기오리는 자기와 같은 오리를 따라 잎싹에게서 떠났다.

그 후, 잎싹은 자신을 잡으려고 벼르던 족제비와 그의 새끼들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아니, 먹이가 되어 준 것이다.

정말 잎사귀같은 암탉이지 않은가! 마당을 나오기 전에는 달걀을 낳아 주인 내외를 기쁘게 해 주었다.

마당을 나온 후에는 훌륭한 파수꾼 오리라는 꽃을 피워냈으며, 삶이 끝날 때에는 잎사귀가 떨어져 나무의 거름이 되듯 족제비와 그 새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으니 말이다.

암탉이 자신의 알을 낳아 그것을 훌륭한 닭으로 키워 내는 것도 매우 보람있는 일이지만, 부모 없는 알을 탄생시켜 훌륭하게 키우는 것 역시 매우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 자신이나 가족에게만 사랑을 주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라 우리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김민희(대구지산초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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