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연수 프로그램-여름방학엔 "영어로 놀자~"

여름방학은 초·중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서 3, 4주 동안 머물면서 실생활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해외 연수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외국인 강사들과 함께 영어로 생활하고 배우는 캠프, 대학들이 앞다퉈 개설한 영어교육 과정 등 종류도 몇 년 사이 다양해졌다.

올들어 지역 대학들도 속속 영어 캠프나 강좌 등을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 주최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이 적은 반면 신뢰도가 높고 학생들의 적응도 어렵지 않아 학부모들에게 환영받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놀이로 배우는 영어

지난달 28일 오후 경북대 복현회관 한 강의실. 영어캠프에 참가한 1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외국인 강사와 함께 색종이를 오리고 붙이느라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모빌 만들기 시간. 중간중간 강사가 영어로 설명하자 어린이들은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영어만 쓰는 수업이 초등학생들에겐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지만 모두들 마냥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수업 시작 전에 영어 이름부터 하나씩 지었다.

셀리, 마이클, 빌 등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키득거렸다.

영어로 된 동화책을 읽고 영어 노래와 율동을 하면서도 장난기는 마찬가지.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어린이들도 손짓발짓 해가며 즐거워했다.

대구의 이모집에 왔다가 캠프에 참가했다는 김정홍(제주 서귀포중앙초 3년)군은 "영어로 하는 설명을 모두 알아듣을 순 없어도 선생님의 손동작이나 친구들 하는 걸 보고 따라하면 별로 어렵지 않다"고 했다.

옆 교실에선 1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서부시대 체험'이라는 수업 제목에 맞춘 듯 그림 속에는 황량한 사막, 이글거리는 태양, 선인장, 낙타 등이 보였다.

한 무리의 학생들이 "티쳐, 피티쉬"하며 소리를 지르더니 곧장 외국인 강사에게 다가가 그림의 의미를 설명한다고 야단을 쳤다.

말이 되든 안 되든 학생들의 표정에는 신명이 넘치고 있었다.

◇선택-영어 연수 프로그램

초등학생들 사이에 영어교육 붐이 일던 4, 5년전에는 해외 영어 연수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어렵더라도 영어 공부는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가정마다 허리띠를 조르고 500만~600만원씩 들였지만 결과가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한달 내내 한국 친구들과 놀며 영어 몇 마디 배워온 게 고작인 학생이 많았고, 음식이나 잠자리 등이 맞지 않아 고생만 하고 왔다는 경우도 적잖았다.

국내 영어 캠프는 이런 부작용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심리를 파고든 프로그램이었다.

사설 교육기관들이 시작한 캠프는 국내에 캠프를 열고 외국인 강사와 함께 지내면서 영어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식. 비용 부담이 적고 현지 적응 걱정을 않아도 되니 학부모들로서는 환영할 일. 여기에 대학들까지 영어 연수 프로그램을 들고 나오면서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어떤 프로그램에 자녀를 참가시킬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부모와 자녀의 영어 연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자녀의 선호, 부모의 걱정, 비용 부담과 효과 등에 대해 충분히 토론해야 한다는 것. 이후 주관기관의 신뢰도, 프로그램 구성, 강사의 질과 시설 등을 충분히 따져 결정해야 한다.

◇지역 대학 프로그램

대학들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일단 신뢰도 면에서 사설기관에 비해 앞서므로 학부모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지역 대학 주관 프로그램은 가깝다는 장점도 있다.

경북대는 올해 처음 초등학생 영어캠프를 지난달 21일부터 5주 동안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미국 노던 아이오와 대학의 전문 카운슬러들이 주도하는 게임·스포츠·음악·미술·수영·문학과 언어·여행과 소풍·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일주일 단위로 참가할 수 있으며 교육비는 주당 18만원, 2주 연속 참가시 주당 15만원이어서 해외 연수나 국내 장기 캠프에 비하면 비용 부담이 상당히 적은 편.

계명대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3주 동안 초등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켈리 여름영어캠프'를 열었다.

올해로 3년째. 영어전용 기숙사인 '켈리하우스'에서 외국인들과 생활하며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므로 해외 어학연수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교육비는 130만원선.

경일대도 지난달 25일부터 8월 18일까지 단기 어린이 영어교육 프로그램인 '주니어 영어강좌'를 열고 있는데 교육비는 36만원(저녁반 24만원)이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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