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내가 가장 감동적으로 읽은 작품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졌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별달리 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분이 어떻게 위대한 민족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 분을 위인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인생의 귀감으로 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1928년에 집필한 상권에서는 '우리 집과 내 어릴 적', '기구한 젊은 때', '방랑의 길' 등을 통해 자신의 성장 과정과 청년 시절의 모색과 지향을 옛이야기와 같은 어조로 들려준다.
14년 후에 쓴 하권에는 3·1운동 이후 임시정부가 서게 된 역사적 상황과 함께, 선생의 나라 사랑의 정신과 구국의 행적이 담겨 있다.
조국과 민족의 명운을 위해 거침 없이 자신을 버리는 선생의 지조 높은 기상에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은 스스로 세운 뜻을 강한 의지로 실천하신 분이다.
감옥에서 모진 고문과 악형을 당하면서도 "나의 목숨은 너희가 빼앗아도 나의 정신은 너희가 빼앗지 못하리라"라고 소리 높여 외치며, 독립 운동에의 뜻을 결코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평생 은사인 고능선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그 분의 가르침을 받들어 독립 운동을 실천한 것은 스승과 제자의 도리가 어떠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감명 깊은 것은 선생께서는 훌륭한 어머니의 뒷바라지를 받은 분이라는 점이다.
선생이 인천 감영에 갇혀 있을 때, 곽낙원 여사는 집안을 정리한 뒤 인천에 건너와 식모살이를 하며 아들의 옥바라지를 하셨다.
옥을 드나들면서 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을 위대한 인물로 키운 가장 큰 원동력은 애틋하면서도 의연한 곽낙원 여사의 모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천 감영에 갇혀 있을 때, 강화도 김주경을 비롯하여 사방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선생을 구해내기 위해서 옥을 부술 계획까지 세운 사실은 선생의 인품과 덕망이 얼마나 높고 깊었던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선생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큰 인물로 만들고자 했으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김구 선생의 경우에도 통하는 말이다.
이 책은 참된 삶의 질을 가르쳐 주는 고전이자,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 준 인생의 동반자이다.
큰 뜻을 품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인생의 지침서로 삼아 늘 곁에 두고 벗하기를 간곡히 바란다.
도승회(경상북도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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