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구 세대 충돌, 전면전 될까

▲한국,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나(삼성경제연구소 펴냄)

2002년 대선과 촛불시위를 통해 우리 사회는 또하나의 갈등상을 맞이하게 된다.

신,구 세대간의 가치관 충돌이다.

현대사는 물론 역사적으로 세대간 갈등은 있어왔지만 이만큼 격렬한 방법으로, 또 뚜렷히 갈등상이 나타난 전례를 찾기 힘들다.

"과연 세대갈등은 실제로 언론매체와 학계에서 지적하듯 치열하고 심각한 수준인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삼성경제연구소 펴냄)에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을 앞당기면 세대간 충돌과 차이는 존재하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전면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물론 그도 충돌로 비유되는 두 세대간 차이를 인정한다.

2030 세대가 월드컵과 대통령선거라는 '전복의 계기'와 민주주의와 물질적 풍요라는 '사회·경제사적 기획'을 공유한 반면 5060 세대는 이를 결여한 시대를 살아왔다.

또 대학생 100만명이라는 대중교육의 세례 속에서 자라난 2030세대는 정보화 등 물질적인 은총 속에서 개인주의(반권위)와 자유주의(반국가주의) 가치관을 갖고 자라났지만 5060 세대는 성장제일주의, 권위주의 등 기성 이데올로기에 익숙해져 있다.

특히 2030 세대는 5060과는 달리 참혹한 전쟁을 겪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에도 저자는 2030 세대와 5060 세대가 전면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IMF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 세대들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가치관 변동을 겪었으며, 공유면적이 보다 넓어졌다.

각 세대의 세계관은 차이점보다 유사점이 더 많아졌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호접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외국문화에 대한 개방성, 북한에 대한 호감도, 반미 정서 등의 영역에서 변화의 바람을 젊은 세대가 잡고 있지만 5060 세대도 변화의 기조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구조조정 수용이나 대기업에 대한 불신 등의 영역에서는 5060이 더 변화에 적극적이고 2030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따라서 최근 세대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현상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과도하게 부각됐던 '공적 영역'이 2030 세대의 진출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가치관의 정화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재협기자 i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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