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구장 복구싸고 말썽

2002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가 월드컵대회 당시 경주화랑교육원 축구장을 연습구장(준비캠프)으로 임대해 사용한 뒤 원상복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다.

게다가 월드컵대회가 끝난 지 1년이 되던 지난 6월을 기해 월드컵대회조직위원회가 해체되자 복구비용을 고스란히 화랑교육원 등 지역 관련기관에서 떠맡게 돼 공공시설물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화랑교육원 축구장은 지난해 월드컵 개막전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접근성 등이 높이 평가돼 월드컵조직위원회와 경주화랑교육원이 임대계약을 맺고 한국팀을 비롯한 월드컵에 참가하는 각팀의 연습구장으로 사용됐다.

월드컵조직위측은 계약 당시 월드컵의 규격에 맞게 기존의 토종잔디에다 흙을 10cm 가량 덮어 양잔디로 교체하는 대신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토종잔디로 원상복구해 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난 지 1년이 넘은 현재 관리소홀과 연간 8천만원 이상이 드는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양잔디와 토종잔디가 엉킨 '국적불명'의 축구장이 되고 말았다는 것.

특히 조직위측은 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9월 양잔디가 토종잔디로 교체되지 않은 시점에서 화랑교육원측에 공문을 보내 제반요금이 완불되었으니 어떠한 클레임도 걸지 않겠다는 서류에 도장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화랑교육원 이재동 원장은 "당시 조직위가 양잔디는 토종잔디보다 약하기 때문에 가만히 둬도 양잔디는 죽고 토종잔디가 살아난다고 해서 그대로 믿고 사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체된 조직위를 대신해 경주시축구협회는 "양잔디는 유럽종이기 때문에 건기에는 약하지만 우기에는 상당히 강하다"면서 "건기인 겨울이 지나면서 자연히 고사할 줄 알았는데 지난해와 올해 내린 많은 비로 되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측은 또 원래 화랑교육원의 잔디가 완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교육원에서 주장하는 전면보수는 곤란하지만 각종대회 때마다 부분 보수는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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