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유일한 오페라전용극장인 '대구 오페라하우스'가 7일 개관된다.
뉴욕 런던 파리 빈 로마 등 세계적인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가 이 도시 대구에서 문을 여는 것이다.
이런 큰 경사를 앞두고 가슴설레며 기대감에 부풀어야 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요즈음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 관장선임과정에서 보여준 음악계의 이전투구와 개관을 코앞에 두고 관장을 뽑는 대구시의 몰문화적인 행정처리가 그 원인이다.
관장선임 둘러싼 구태 탈피를
심지어 대구를 자주 드나드는 서울의 한 문화계 인사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해 주저함 없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구에 오페라하우스가 있다는 것은 "월급쟁이가 에쿠스나 체어맨 같은 고급승용차를 모는 꼴"이라고. 열악한 대구시의 재정과 폐쇄적인 문화환경.경쟁력없는 문화마인드를 감안할 때 오페라하우스는 대구라는 도시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가당찮은 건물'이라는 것이 요지다.
대구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뭉개는 이야기다.
사실 요즈음 시끄러운 오페라하우스의 관장선임은 오페라하우스가 대구에 가져다줄 의미와 가치에 견주어 보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이 지역에 몰고올 부가가치와 대구의 변화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관장선임을 둘러싼 말썽이 마치 오페라하우스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접근하는 태도는 대구의 발목을 잡고 발전을 가로막는 지금까지의 구태의연한 모습중 하나일뿐이다.
호주하면 누구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떠올리게 된다.
이런 명물 시드니하우스도 1950년대 설계 당시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설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잡음으로 시드니에 관광객이 줄고 시드니하우스의 명성에 흠이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쪽빛 시드니항에 꽃처럼 떠있는 거대한 조개껍질모양의 이 지붕은 여전히 시드니의 명성과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시드니는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페라하우스를 그 도시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었다.
대구도 오페라하우스를 랜드마크로 활용하려면 보다 큰 틀로 오페라하우스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페라하우스가 개관되면 시설을 비롯해 갖가지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 내부의 문제점은 문제점대로 해결하고 보다 큰 시각으로 대구 유일의 오페라하우스를 대구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전략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다할 대표 브랜드 하나 없는 대구가 오페라하우스개관을 계기로 '브랜드가 있는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도시의 수준이며 도시의 힘이다.
대구 대표브랜드로 만들어야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지역경제 새싹이 돋는다'라는 책에는 희망이 있는 도시의 덕목이 제시돼있다.
'지자체가 발전하려면 경쟁력있는 브랜드 개발은 필수적이다.
지역브랜드 개발은 철저하게 지역 고유의 자산에 기반해야 하며 다른 지역에서 베끼거나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브랜드를 소유한 도시는 지역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브랜드를 통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착을 가져올 수 있고 지역에 대한 공동체의식을 함양시켜 주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대구의 독특한 브랜드다.
타 도시에서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이면서도 문화의 시대에 걸맞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인터넷으로 '오페라하우스'를 검색해 보면 세계의 내로라 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의 이름이 떠오른다.
대구라는 도시가 이들 도시와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자긍심과 애착을 가질만 하지 않는가. 오페라하우스라는 하드웨어는 일단 갖추어졌다.
이제는 지역의 여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가야 할 숙제가 우리들 앞에 놓여있다.
오페라하우스가 대구의 명물이 될지 아니면 대구의 애물로 남을지는 순전히 그 도시의 구성원 수준과 힘에 달려있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으로 대구의 수준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면 지나친 비약일까.김순재(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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