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19,2003 대구U대회- 북한 인공기들고 응원 못한다

북한팀이 참가하면서 북한 인공기를 둘러싼 문제가 작년의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경험한 적 있는 일이어서 대구U대회에선 어떻게 잘 정리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에 인공기가 확실히 내걸릴 곳은 선수촌.주경기장 등일 것으로 보인다.

U대회 조직위는 우선 오는 17일 북한팀 1진이 도착하면 그 다음날인 18일쯤 선수촌에 인공기가 처음 게양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대회 참가팀들이 선수촌에 입촌할 경우 공식 입촌식은 통상 그 다음날 갖게 되기 때문.

선수촌 이외의 경우 주경기장과 북한팀이 참가하는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정도에서도 인공기가 내걸릴 전망. 조직위 하진규 사무총장은 "경기장 경우 어떤 참가국의 국기든 꼭 게양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북한이 참가한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중에서도 참가국 국기 게양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인공기를 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인공기 게양 장소는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 규정, 국제체육대회 관례, 부산아시안게임 선례 등에 따라 정할 계획이라는 것.

북한 응원단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에 인공기를 게양할지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 이와 관련한 양측의 구체적인 합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내국인이 인공기를 제작해 배포하거나 인공기를 들고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다가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50대 남자가 개회식 입장객에게 인공기 500개 및 태극기와 인공기를 함께 그린 옷 등을 팔다가 입건된 적 있다.

시민들의 저항도 적잖아, 부산아시안게임 때 재향군인회는 인공기 배포 단체.개인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조를 편성해 활동시킨 적 있고, 선수촌 공개 행사 국군의장대 연습 때는 군의 요청으로 게양돼 있던 인공기가 하강된 일도 있었다.

축구경기가 열렸던 울산 문수구장에서는 공식 인공기 게양 장소가 아닌데도 국기 제작업체 실수로 잠시 인공기가 게양돼 시민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U대회와 관련해서도 시민들 사이에서는 인공기 배포.사용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한 시민은 "국민 정서가 인공기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반면 다른 시민은 "대회 기간만은 인공기 수기 사용 등을 허락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통일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 김두현 대외협력국장은 "우리 단체는 단일기인 한반도기로 북한을 응원할 예정이고 인공기 사용은 고려조차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등 보안기관들은 U대회 때 인공기 사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청 U대회기획단 안재경 단장(총경)은 "인공기 사용은 기본적으로 실정법 위반이어서 전원 사법 처리키로 방침을 정해놨다"고 말했다.

경찰 등은 그러나 U대회 때도 부산아시안게임 때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긴장하는 것은 대학생 및 진보 시민단체 등의 돌발적인 행동 가능성. 반발하는 보수 및 극우단체들과의 충돌도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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