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육당 최남선 선생이나 남사고 선생 같은 선인들은 한반도를 만주벌판을 향하여 포효하는 한 마리의 호랑이로 표현했다.
이렇게 힘있고 용맹스러운 우리 민족을 일제가 민족정기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심약해 보이는 토끼로 묘사하였기에 영일만 호미곶을 호랑이 꼬리가 아닌 토끼꼬리로 잘못 알고 있었던 슬픈 역사가 있었다.
옛부터 우리 민족에게 영물로 신성시 되어온 호랑이는 알고보면 그 꼬리에 기(氣)가 모여 있다고 한다.
꼬리로 몸의 균형을 잡고 속도를 조절하며 특히 무리를 지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호랑이에게 있어 꼬리는 머리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반도 기 모아 '호랑이 꼬리'
호랑이로 그려지는 한반도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되는 호미곶 광장에는 새 천년이 열렸던 지난 2000년 1월 1일 새 아침에 탄생된 '새 천년 영원의 불'이 힘차게 타오르고 있다.
이 불은 세계 평화와 한민족의 영원한 번영을 염원하는 뜻을 담고 탄생했다.
또한 전북 변산반도의 지난 천년의 불씨와 합해졌기에 동서화합의 의미도 담고 있다.
그간 호미곶 불은 전국체전은 물론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통일의 불과 합화돼 성화로 활용된 바 있다.
이 '영원의 불'이 오는 21일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화로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U대회에서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온 불과 합화됨으로써 동서양 화합이라는 큰 의미도 담겨 있다.
영일(迎日)이라는 지명 자체가 '해를 맞이한다'는 뜻인 것처럼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돋는 곳이 영일만이며 호미곶이다.
해는 바로 빛이며, 빛은 힘과 에너지, 그리고 희망의 상징이다.
호랑이 꼬리에 기운과 에너지가 모여있듯 영일만 호미곶은 바로 한반도의 정기가 모인 곳이다.
그 정기 다시 떨칠 U대회
30여년 전 이곳 영일만 일대의 갈대밭 위에서 우리힘으로 제철보국의 꿈을 이룩하였다.
지난 세기 이나라 발전을 이끈 이 장쾌한 '영일만 기적'은 어쩌면 이 지역이 한반도의 기가 모인 곳, 한반도의 꼬리였기에 해낼 수 있었던 필연적 운명인지도 모를 일이다.
새 천년, 21세기를 맞아 이곳 호미곶에 모인 이 엄청난 기를 다시 움직여야 한다.
그 하나의 계기가 바로 대구U대회가 돼야 한다.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유일한 세계대회인 U대회는 물론 이 기간 함께 열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이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움직이고 나아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계기가 돼야 하겠다.
새 천년 영원의 불. 거기 담긴 한반도의 정기가 대구.경북이 지닌 엄청난 에너지에 불을 붙이기를 기대한다.
이 나라 반만년 역사의 중심에 서왔던 대구.경북이 거대한 용틀임으로 일어서서 기운찬 호랑이가 다시 한 번 만주벌판을 향해, 아니 세계를 향해 포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