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회장 자살, 지역 정치계 반응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에 대해 정치권은 당혹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그의 죽음이 향후 대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의 죽음이 대북경제협력 사업과 남북관계 및 국내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한나라당이 그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석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남북경협사업 등 많은 할 일을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 회장의 사망으로 그의 필생의 염원인 남북경협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고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최소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양수 의원은 "특검을 요구해 현대와 정부에 압박을 가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며 "회사의 사활을 걸고 남북관계 발전과 전쟁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특검으로 압박을 가하니까, 현대의 대북관계 지속 여부에 회의를 품고 있었을 것이고, 아버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유언도 실현되기 어렵게 돼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호 의원도 "현대는 그동안 남북관계의 특수성때문에 정부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대행해왔는데, 냉전수구세력들은 끊임없이 반대하고 특혜라고 비난하면서 발목을 잡아왔다"며 "이런 것들이 결국 정 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현대가 대북사업을 단순히 기업적 이익을 위해 한 것이 아닌데도 진의가 왜곡되고 비난받는 데 대해 굉장히 실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채정 의원은 "특검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 회장이 국내외 경제와 남북경협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남북경협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 어떤 형태로든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애도와 조의를 표하면서도 그의 죽음으로 대북송금 의혹이 묻혀져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 회장의 죽음에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시기에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면서 "명예를 찾기 위해서라도 (북핵문제와 대북송금 의혹의) 진상규명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정 회장은 우리나라 산업발전과 남북교류에 기여한 바 크다"며 "더 이상 정권이 정략적으로 기업을 끌어들여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북경협사업을 주도하며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맡았던 정회장이기에 너무나 애석하고 안타깝다"면서 "무슨 말 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마져 끊어야 했는지 그 이유와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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