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이 품질면에서 선진국에, 가격면에서 후진국에 밀려 국제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더 큰 일은 이 분야에서 돈을 벌었고 천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데 있다.
국내 섬유산업은 지난 60년대 초부터 수출주종산업으로 성장하여 근대기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근년들어 사양산업이니 3D업종이니 하면서도 매년 100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효자산업이다.
이런 산업을 버릴 수 있는가? 버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후진국과 경쟁하기 위하여 인건비를 내리고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품질을 향상시켜 선진국과 경쟁하는 길 뿐이다.
중저가의 품목을 컨테이너로 막 실어내던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야말로 구호처럼 외치던 '다품종 소량화'와 '고기능화', '고품질'이 아니고는 국내외 시장 어디서든지 경쟁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살아 남을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다품종 소량화로 채산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술과 품질의 향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남이 개발해 놓은 것을 몰래 카피해 가는 그런 부도덕한 기업인은 이제 정말 없어져야 한다.
남의 회사 직원을 스카우트라는 명목으로 훔쳐가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과거에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개발하고 상품화할 수가 없었다.
중소기업으로서 R&D란 그림의 떡이다.
연구 개발을 위한 고가의 분석장비는 생각할 수도 없고, 설사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고급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이 달려졌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기술지원을, 중소기업청이 행정지원을 위해 기업 곁에 바짝 다가와 있지 않은가? 이 세 기관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다닌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밥상을 차려줄 수는 있어도 밥을 떠 먹여 줄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현장 경험으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생각만큼 번거롭지도 채산성이 없지도 않다는 것을 알았으며, 국내 패션업체를 상대하기 때문에 패션 트렌드도 잘 이해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에도 도움이 되어 점진적으로 이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 남으려면 첫째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면 누가 가장 싸게 만드느냐? 둘째 같은 값이라면 누가 가장 품질을 좋게 만드느냐-즉 값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누가 가장 먼저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남이 떠난다고 같이 웅성거릴 것이 아니라 오늘의 어려움을 마지막 기회로 알고 제품 하나 하나에 혼신의 정성을 담아 다시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병용(삼우 D.F.C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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