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대표,재선그룹 끌어안기 나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최근 지도부의 당 운영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재선그룹 의원들을 당 운영에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섰다.

최 대표는 지난 주에 이어 4일 저녁 서울한 음식점에서 홍준표, 정형근, 안택수, 김문수, 이윤성 의원 등 '재선그룹 핵심 5인방'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당내 문제를 설명하고 향후 당운영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재선 '5인방'은 최근 최 대표 등 지도부의 대여자세가 미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선명야당을 위해 비주류 결성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지도부의 당 운영방향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날 회동에서 최 대표는 "분권형으로 바뀐 새로운 당헌.당규하에서 대표는 예전의 총재나 대표와는 권한과 위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뒤 "앞으로 잘 해 나갈테니 적극 협조해 달라"며 이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특히 노인당 이미지 불식을 위해 단행된 초선 위주의 당직인선에서 재선 의원들이 소외된 결과 활발한 대여활동을 위해 이들이 필요한데도 실제로는 할 일이 별로 없는 점을 감안, 새로 만들 예정인 당내 정치특위와 경제특위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재선 의원들은 "기존 당직자들의 권한이 있는데 재선의원이 이들 특위에 참여하게 되면 권한충돌이 일어나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나중에 도울 일이 있으면 그때 돕겠다"고 거절했다.

이들이 최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재선 의원들이 특위 등에 참여하게 되면 대여 활동에서 정작 책임지고 일해야 할 사람은 뒤로 빠지게 되고 재선들만 궂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 이른바 '총알받이 불가론'이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재선의원은 "머리는 노인, 손발은 젊은이로 당직인선을 해 허리(재선)가 빠지게 해놓고 이제와서 재선더러 일을 시키는 변칙적 당 운영을 하려 한다"면서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 대표의 고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라는 말도 했다

당직 인선을 해놓고 보니 대여투쟁 경험이 없는 초선들만 포진해 일이 안되니 재선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인데 이해가 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날 최 대표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조문차 먼저 자리를 뜬 뒤 재선그룹들은 특위 참여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참여해야 한다는 의원도 있었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원도 있어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이제 내년 총선이나 준비해야겠다며 당 운영이나 대여 활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동을 마친 뒤 최 대표는 "재선의원들과 당내 문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두루 나눴다"고만 간략히 언급, 재선의원 포섭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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