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수욕장 '만원'...호텔·콘도는 '텅텅'

휴가지의 기온은 30℃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데도 휴가객들의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비용이 적게 드는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넘쳐나지만 콘도와 호텔 및 국립공원 등 휴양리조트 주변은 손님이 없어 허울만 좋은성수기를 보내고 있다.

불황이 가장 심한 업종은 호텔. 예년 이맘때쯤 경주지역 특급호텔의 투숙률은 평일 70%에 주말 90%를 넘었으나 올해는 평균 50%선에도 못미치고 있다. 또 콘도는 호텔쪽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예약대기자가 없어 일부 예약취소되는 방은 빈채로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는 것. 모 콘도 관계자는 "수영장.사우나.슈퍼마킷 등 부대시설 매출액이 작년보다 20%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일부 호텔은 연중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극비수기(1월∼3월)에나 나오는 최고 80%의 할인율을 적용해가며 고객유치에 나서기도 하고, 보문단지내 한화콘도는 당초 오는 23일까지로 예정했던 성수기를 16일까지로 단축하고 23일까지는 준성수기 24일부터는 비수기 요금을 적용키로 하는 등 불황타개를 위한 극약처방을 내놓고 있다.

반면 비용이 비교적 적게드는 해수욕장에는 휴가객들이 몰려들고 있어 예년보다 장마기간이 열흘가량 길었는데도 불구하고 포항 울진 등 동해안지역 해수욕장 내장객은 작년보다 20∼30% 가량 늘었다.

또 유명 휴양지를 끼고 있는 강원도가 최근 한주간 피서객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포와 낙산.망상 등 도내 5개 주요 해수욕장에는 모두 122만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설악산과 오대산 등 3개 국립공원에는 11만명이 찾아 작년에 비해 19%가 감소했으며, 용평과 휘닉스파크.성우.한화 등 휴양시설 내장객도 6%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피서 불경기'가 전국적 현상임을 시사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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