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고 넘겨야 할 문제인가?'
5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문화행사 추진보고회. 이날 보고회는 대구시와 행사 주관사 관계자들이 문화계 인사들에게 U대회기간 중 벌어지는 각종 문화행사를 소개하고, 개선할 점을 토의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서 나온 얘기는 고작 큰 돈을 들인 '달구벌 퍼레이드'가 두류공원 일대에서만 벌어져 시민들의 관람기회를 막는다거나, 개별 행사 이름이 너무 어렵다는 식의 지엽적인 것 뿐이었다.
행정관청이 여는 각종 위원회·보고회가 '통과의례'식으로 진행되는게 보통이지만, U대회 문화행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도 본질적인 문제 제기가 단 한마디도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회의가 끝난후 한 참석자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이미 행사를 다 만들어놓고 문제점을 지적하라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사실 U대회 같은 거대 스포츠 축제에는 운동경기만 중요한게 아니다.
그것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문화행사이고, 선수·임원들과 관광객들에게 그 도시의 문화역량과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개막을 불과 보름 남겨놓고도 아직까지 새로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행사가 있는가 하면, 50여개가 넘는 행사 중에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행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때문에 행사 주최자들까지도 '백화점'이니 '야시'니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와 U대회 관계자들은 '예산부족' '지역 문화단체의 밥그릇 챙기기' 등을 이유로 들고 있고,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공무원들의 마인드 부족' '기획력 부재'를 탓하고 있지만 대구의 문화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새로 손댈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계획돼 있는 문화행사라도 좀더 내실있게 열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박병선〈문화부〉 l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