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역 봉사모임 '아이 코리아' "외국어 실력 값지게 써야죠"

"통역 자원봉사자들은 외국인이 처음 만나는 '한국의 얼굴'이지요. 대구U대회 기간 동안 민간 외교관이 된 심정으로 갈고 닦아 온 통역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겠습니다".

'아이코리아'(ICOREA)는 통역·안내 봉사를 펼치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역사·문화를 알려온 자원봉사 모임. 2001년 2월 대구 경상감영공원에서 발족했다.

한국관광공사 소속 명예 통역안내원 소모임에서 출발, 현재는 다음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또 대구에 '기지'를 뒀지만 활동 무대는 서울·광주·전주·제주 등 전국. 가입 회원도 대구 100여명을 포함해 전국 2천여명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결성된 단체지만 자원봉사는 철저히 오프라인에서 펼친다.

대구 경우 국채보상기념공원 앞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마다 이들 덕분에 이색적인 '외국어 거리'로 변한다.

외국어가 더이상 취업·승진의 도구가 아니라 정신을 교류하는 소통의 수단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행사.

노란 조끼를 차려입은 20~30명의 회원들은 영어·일어·중국어 등으로 된 유인물을 나눠주고 즉석 설명회를 연다.

'한국인은 같은 성씨인데도 왜 본관이 다를까' '한국인에게 온돌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숟가락은 언제부터 사용돼 왔을까' 등 한국인도 알쏭달쏭한 전통문화가 주제.

그러면서 시가지에서 길을 묻는 외국인들이 보이면 국가 대표 사절단인양 친절하게 안내한다.

모녀 세대를 위한 외국어 강좌,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강좌, 부모를 찾아 온 해외 입양아 통역에도 빠지지 않는다.

아이코리아 '주인장' 정재익(35·수성가)씨는 "한국은 정말 따뜻한 나라, 친척집처럼 정을 느낄 수 있는 나라라는 인상을 외국인들에게 심어주려 한다"고 했다.

대학생들이 주축된 아이코리아에게 젊은이들의 축제인 대구U대회는 빠뜨릴 수 없는 무대. 그 회원들 중 400여명이 이미 U대회 자원봉사자로 뛰고 있다.

물 만난 고기 같은 심정. 대회 자원봉사자들은 일찌감치 U대회 조직위 산하 각 부서에 소속돼 선수촌, 정보센터, 숙박호텔 등에서 활약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봉사자로 등록하지 않은 회원들 역시 각종 부대행사 때 통역·가이드 봉사를 하기로 했다.

미국 하와이·오리건 등에서 5년 가량 살았고 인터불고 호텔 의전단에 배속돼 있다는 회원 오승호(23·영남대 동물생명과학과 2년)씨는 "영어권 VIP들을 수행하게 될 것 같아 무척 설렌다"고 했다.

강민영(27·여·두산동)씨는 인터불고 호텔에 사무실을 차린 '국제협력단'에서 일하면서 대회기간 중 이 호텔에서 진행되는 각종 회의 관련 사무 지원, 학술·집단 토의 때의 통역 및 사무보조를 맡을 예정. 해외 참가국 관계자들의 문의 전화에 유창한 영어로 답하는 일도 강씨의 몫이다.

선수촌 운영반 소속으로 러시아팀 선수·임원 통역을 맡은 김태훈(26·영남대 무역학과4년)씨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외국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성실하게 차근차근 봉사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역시 오는 14일부터 대구 프린스호텔 '경기정보 센터' 요원으로 봉사하게 된 아이코리아 정재익 대표는 "오는 9일 회원들이 모여 U대회 봉사에 관한 토의를 갖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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