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 나오는 '탕자 비유'는 지나친 이기적 욕망을 위해 자유를 남용할 때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다.
자신의 분깃(물려주는 재물을 나눌 때 받는 한 몫)에 집착했던 탕자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재물을 향락과 방탕으로 모두 탕진하게 된다.
돈이 바닥나자 그는 가난과 굶주림, 절망과 좌절에 빠져 허덕인다.
어쩔 수 없이 돼지를 기르며 쥐엄 열매로 연명하기도 한다.
돼지를 기른다는 건 가장 비천한 자리로 떨어졌다는 뜻이어서 탕자는 이기적 욕망을 좇은 나머지 자유인에서 종의 자리로 추락했음을 말해 준다.
▲성서가 가르치고 있듯이, '자유'는 소중하지만 '나'를 위한 단계에 머물러서는 '방종'에 다름 아니며, 마침내 추락을 부르게 마련이다.
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열리고 베풀어질 때 '섬김의 자유'로 승화돼 찬연한 빛을 내게 된다.
예수는 섬김을 받기보다 많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전 존재를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풂과 희생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숭앙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권을 둘러싼 집단행동과 권력층·지도층의 도덕적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동체가 어떻게 되든 '내 몫을 챙기자'는 집단이기주의와 국가·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은 뒷전으로 미룬 채 특권을 악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용어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들이 풍기는 악취마저 여전하다.
▲이런 소용돌이를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건전한 가치관의 회복이 그 열쇠라고 진단한다.
자신이나 소속된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기보다 사회와 국가, 전 인류를 끌어안는 마음가짐과 남을 위한 베풂의 미덕이 떠받들려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사실 이 시대는 자유가 부족하기보다는 사랑과 베풂이 부족한 게 큰 문제다.
이기적 자유가 자기 사랑으로 기울어 베풂의 차원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간대 스테파니 브라운 교수팀의 '베풀면 오래 산다'는 골자의 조사 발표가 눈길을 끈다.
최근 발표된 이 조사는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 노인은 친구·친척·이웃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많이 준 사람이나 배우자를 정성껏 돌본 노인보다 사망률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베풂이 건강 유지의 묘약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살아 생전 스스로를 '하느님의 손에 쥐어진 몽당연필'이라 했던 테레사 수녀를 기억하고 있다.
베풂의 미덕, 말이 쉽지 그 실천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요마는….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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