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공단 동일 경금속 즐거운 비명

"IMF 외환위기 때 불티나게 팔리던 백철솥이 불황이 깊어지면서 다시 잘 팔립니다".

성서공단에 위치한 동일경금속(대표 백승환) 직원들은 요즘 알루미늄솥 제조에 몰입, 불볕더위도 잊고 지낸다.

밥그릇, 주전자, 젓가락, 술잔, 절구, 솥 등 알루미늄 제품은 놋그릇보다 가벼워 스텐이 나오기전까지 60, 70년대 서민들이 즐겨 쓰던 용기이다.

이 가운데 알루미늄솥은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도시 가정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시골에선 생일잔치나 제사때 고기를 삶기위해 알루미늄솥을 걸어두고 있는 집이 많다.

또한 경기침체로 식당창업이 늘어 최근 도시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70년대초 대구에만 30여개의 알루미늄솥 공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전국적으로 대구에 2개뿐이다.

대구에서 주물로 만든 알루미늄솥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각종 알루미늄 재활용품이 용해, 성형, 주조, 연마, 코팅 과정을 거쳐 새로운 솥으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고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환경보존에도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60년대초 달성공원 부근에서 알루미늄솥을 만들기 시작한 동일경금속은 현재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 경남, 대전, 수원, 전주 등 전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91년 공장을 인수했다는 백 사장은 "지금도 주문은 많은 편이지만 주물로 만들기 때문에 생산에 한계가 있으며 직원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평균 30년정도 일해온 직원 20명이 주문에 맞춰 하루 200여개의 알루미늄솥을 만들고 있다.

용광로의 뜨거운 열기에 가득찬 작업장에서 새까만 얼굴로 새하얀 솥을 만들고 있는 동일경금속 직원들은 '가을특수'를 기대하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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