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기념 창작오페라 '목화'의 시사회 공연이 6일 오후 열렸다.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에 1천500 객석을 갖춘 오페라 전용극장이 이날 오랜 기다림끝에 마침내 선을 보였다. 7~9일 사흘동안 공연될 3막4장(90분 공연) 오페라 '목화'는 원나라로부터 붓두껑속에 목화씨를 몰래 감춰 온 문익점과 그가 21세기에 대구에서 패션디자이너 문추백으로 환생한 서사적 일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1막은 패션을 공부하러 밀라노에 간 문추백의 패션 디자인학교의 수석졸업 축하파티장, 2막은 14세기 문익점이 사신으로 간 중국 원나라 순제의 집무실과 문익점의 유배지인 교지국, 3막은 금의환향한 문추백이 대구에서 패션쇼를 펼치고, 전 출연진 모두의 축하송이 대미를 장식하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번 작품은 대구의 중심산업인 섬유와 패션, 이의 뿌리인 목화를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로 대구가 국제적 패션도시로 도약하리라는 소망을 담은 미래지향적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2막 2장, 문익점을 향한 향아의 죽음 장면 경우 하늘에서 떨어져 무대공간을 가득채운 흰 목화송이가 피로 붉게 물들어 가는 정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일관된 사선처리로 통일감이 돋보인 무대세트와 고전적 기품의 전통의상, 화려한 세련미가 넘치는 현대의상 등과 함께 시공의 차가 큰 장면에 따른 환상적인 조명, 신속한 장면 전환, 패션쇼 장면에서의 넓은 공간 확보 아이디어 등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그러나 고려시대와 현재의 밀라노.대구를 접목시킨 시공간적 구성감과 문익점과 문추백이란 2인1역의 인물 설정속에서 700년을 오가는 복잡한 스토리 전개는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인 산만함이 있었다. 또 제3막의 발레를 곁들인 화려한 패션쇼 등에서는 볼거리에 비해 음악이 쳐진 감이 있고 아리아나 합창에서는 감미롭고 드라마틱한 선율미가 적어 듣는 음악만으로서는 지루함도 느껴졌다.
많은 관객들에게 익숙한 서구의 정통오페라처럼 긴장감이 넘치는 극적 구성력도 약하고 솔로진은 노래에 못지 않은 연기력을, 관현악과 무대의 하모니도 더 살릴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몇몇 단점과 초연 창작오페라라는 부담은 있었지만 이번 공연의 의미도 크다. 아뭏든 이번 무대를 통해 향토예술의 요람 오페라하우스 개관과 다가올 U대회를 축하하고, 경기침체로 실의에 빠진 대구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려고 고심해온 스탭진과 이에 발맞추어 혼신의 힘을 다한 출연진에게 격려를 보낸다.
서석주 본지객원전문기자(서석주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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