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머나먼 외자 유치

경남도는 지난 1999년 일본계 기업 태양유전을 사천공단에 유치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어 사업계획서를 받은 지 49일만에 유치작업을 마무리했다.

13개부처가 협의해야 할 외국인투자지역고시, 건교부 공단개발 변경승인, 환경부 환경성 평가 등 각종 인허가와 기업애로를 초고속으로 해결한 것이다.

각 지자체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파격(?) 행정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청와대 등에서 해외기업유치에 대한 비법을 특강(?)까지 했을 정도이다.

경남도는 이같은 적극적인 행정으로 지난 99년 이후 해외기업 12개사로부터 6억4천만달러를 유치, 생산이 활기를 띠고 지역민들은 경남에 사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나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기는 대구시도 마찬가지다

미국계 투자회사를 통해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개발과 컨벤션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구시는 부실한 실무검토와 소신없는 행정단면을 노출했다.

시는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개발과 관련, 연초에 국내 24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개발의향을 타진했지만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자 외국자본으로 눈을 돌려 미국 투자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때 대구시는 외국계 기업과 수의계약도 가능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를 대상으로 주거단지 분양공고를 했다.

물론 국내기업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기업유치가 아닌 주거단지 부동산 개발투자인 점도 고민스런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대구시가 미리 손짓을 보냈던 미국 투자회사는 투자의향서에서 8월말까지 시의 방침을 알려 달라는 통첩을 한 상태고, 대구시의 분양공고를 보고 사업신청을 한 국내업체는 전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와의 계약 이전에 2차 분양공고를 하자는 등 실무진의 주장이 강한데다 탈락 건설사들의 민원제기 가능성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외국의 경우 자본이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까지 고쳐주는데 우리는 법과 관행만 따지다가 언제 기업과 외국자본을 유치하느냐"는 한 기업인의 일갈이 떠오른다.

이춘수〈경제부〉 zapper@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