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날아든 맥타가트 박사의 영면 소식(본지 5일자 보도)은 그동안 맥 선생을 아끼고 존경해온 한국인 특히 대구의 많은 친지와 제자들에게 슬픔을 더해주는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선생의 영결식 날에 추도의 기회도 가지지 못해 섭섭하고 미안한 마음 가눌 수 없는 사람이 어디 본인뿐이겠습니까. 선생이 가신지 한달이 다 되어서야 대구에서 추도식을 갖게 된 것이 그나마 송구스럽고 황망한 마음을 추스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오랜 교우이자 동료 교수의 한사람으로서 이렇게 추모의 글을 떠난 분에게 드리게 되었습니다.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요. 진정 스승다운 선생이 귀하다는 말은 될지언정 왜 스승이 없단 말인가 하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우리 교육계에 숨은 스승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믿고 있는 본인은 "이런 스승이 계시는데"하고 내세우고 싶은 분이 바로 맥 선생입니다.
지난 85년 맥 선생의 고희때 그의 친지와 제자들이 글을 모아 '맥타가트박사 - 생애와 일화'라는 책을 낸바 있습니다.
그 책에는 맥 선생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글이 많이 실려있지요. '한국인 같은 맥타가트 교수', '위대한 범인 범속한 철인', '군자불기(君子不器)', '허식 없는 소박한 삶' 등 이 책에 담긴 글들의 제목만 보더라도 그의 진정한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자, 문화인이었던 맥 선생의 빛난 발자취를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전 그가 보여준 해박한 지식과 투철한 식견, 열정, 심미안은 우리에게 사표였습니다.
부모에 대한 효심과 검소함, 제자사랑과 덕행은 혼돈의 시대에 큰 등불이었습니다.
말년의 맥 선생에게 주위에서 정든 대구에서 살아주기를 권했지만 그는 여러분에게 신세지기 미안하다며 사양하곤 했습니다.
그런 맥 선생이 이제는 우리곁을 떠나 영면했다니 허전한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이 땅에 사랑과 우정을 남기고 떠난 맥 선생. 우리들의 슬픔을 아시는가 살피시는가. 고이 잠드소서. 길이 명복을 누리소서.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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