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폭염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고교생·군인 등의 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대구·경북지역의 인구대비 헌혈자 수도 전국 최하위권이어서 지역 의료기관들은 부족한 혈액을 타시도에서 빌려다 쓰고 있는 형편이다.
포항헌혈의 집에 따르면 평소 하루에 20명을 넘던 헌혈자들이 방학과 휴가기간이 겹치는 이달들어 절반 이하로 줄었고, 대구·경북 전체로도 하루평균 헌혈자가 700명 정도에서 300여명에 그치고 있다는 것.
대구경북혈액원 집계로는 지역내 헌혈자 가운데 학생이 52%에 이르고 군인 24%, 회사원 9% 정도지만 방학기간인데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휴가철이어서 단체헌혈이 사실상 불가능해 혈액재고도 적정치 1주일분에 크게 못미치는 2일분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포항헌혈의 집 김애숙 책임간호사는 "평소 헌혈량도 실제 필요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편인데 요즘같으면 심각한 수준"이라며 "헌혈감소는 국가의 위기대처능력 저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헌혈운동을 벌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대구경북혈액원 김월수씨는 "대구·경북 혈액자급률이 전국 꼴찌"라며 "지역에서 모자라는 피는 대부분 울산 등지에서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혈액부족 현상은 지난 1995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대처능력 저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의 헌혈자가 적은 이유를 지역 특유의 보수성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혈액원에는 학생들의 단체헌혈 행사 이후 '왜 내 자녀 피를 뽑느냐'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타지역에 비해 대구경북지역이 월등하게 많고, 포항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단체헌혈 행사를 해보면 대구·경북 출신자의 참여가 유독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적십자 및 의료계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헌혈과 관련한 지역적 자각운동과 함께 헌혈자에 대한 부가혜택 제공 등 단체 중심의 헌혈패턴을 개인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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