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에서 맹활약할 또하나의 주체는 서포터스들. 각 선수단의 도착 영접에서 접대·응원은 물론 전송까지 뒷바라지하고 별도로 식사를 대접하는가 하면 관광도 안내할 사람들이다.
남의 나라에 와 경기하는 외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을 책무로 하는 이들은 사실상 각국 선수단에게 가장 '가족적'인 상대들이기도 하다.
#남북 화해 우리 손으로
작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U대회에도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우리 땅, 그 중에서도 대구를 찾는다.
그 공식 서포터스는 '달성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1천500여명 중 1천200여명이 참여해 북한팀을 뒷바라지 하기로 했다.
서포터스 조춘식(48) 간사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북한팀을 응원하게 돼 영광이나 그만큼 신경이 더 쓰인다"고 했다.
북한 서포터스는 지금 환영·응원 준비에 어느 선수단 서포터스보다도 분주하다.
응원 리더 20명은 지난달 11일부터 8차례에 걸쳐 전략을 짜고 응원 연습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달성군민체육관에서 6차례나 전체 응원연습을 하고 있다.
운영하던 이발소 문까지 닫고 뒷바라지에 매달리겠다는 박노덕(42) 응원단장은 "북한의 모든 선수들이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성을 다해 응원을 이끌겠다"고 했다.
북한팀 서포터스가 마련한 응원도구들도 갖가지. 막대풍선은 기본이고 자갈을 넣은 PET병 600개, 손수건 1천200장, 수기(手旗) 600개 등도 준비됐다.
다른 관중에게 나눠줄 수기도 3천~4천개 마련됐다.
서포터스 이용우(57) 회장은 "북한 사람들에게 대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조금이나마 남북 화해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학생들 "또하나의 서포터스"
북한 서포터스에서 나타난 또하나의 특징은 공식 서포터스 외에 시민단체 서포터스가 별도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통일연대 등 전국 56개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회 등이 U대회를 통일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는 기치 아래 '통일 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를 구성, '아리랑 응원단'을 만든 것이다.
지난달 19일 발대식을 가진 응원단에는 지금까지 1천100여명이 동참했고, 통일U시민연대 측은 가두 캠페인과 인터넷 접수 등을 통해 대회 때까지 5천명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리공연을 곁들인 가두 모집은 9일 본격화됐다.
응원단은 응원복을 특별 제작하고 '통일 조국,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도 준비했다.
북한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응원 도구도 마련할 예정. '통일응원단 아리랑 배움터'에서 응원 연습도 한다.
오는 17, 18일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입국해 버스로 도심을 통과할 때는 대대적인 거리 환영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응원단원이 많은 점을 활용해 북한 선수가 참가하는 모든 경기를 응원할 계획. 또 대회 기간에 남북공동문화제를 마련해 북측 선수단·응원단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시민연대 김두현(36) 대외협력국장은 "55년만에 대구를 찾는 북한 사람들을 환영할 수 있게 돼 분단 조국에 사는 우리로서는 가슴이 뛴다"고 설레했고, 금병채(49) 응원단장은 "신명나는 응원을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택진(32) 사무처장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핵 긴장을 이기고 민족이 화합해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첫 출전국에 특별한 관심을
U대회 참가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된 나라는 아루바·지부티·쿡아일랜드·나우루·마샬군도 등 모두 5개. 현재까지 아루바·지부티 2개국 서포터스 구성만 확정됐고 나머지 3개국은 최근에야 참가 의향을 밝혀 준비가 덜된 상황이다.
그 중 아루바의 서포터스를 맡은 사람들은 대구 불로동 주민 65명. 이들은 아루바 외에도 트리니다드 토바고, 수리남, 세인트킷츠네비스 등의 서포터스도 맡았지만 아루바에 가장 마음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장충석(42)씨는 "생소한 나라여서 정보 부족으로 준비가 걱정돼 우선 아루바에 대한 공부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6일 회의를 통해 선수단 만찬, 불로동 특산 목공예 기념품 전달 등을 이미 결정해 뒀다.
현수막, 막대풍선, 부채 등 응원도구, 수기 200~300개 등을 준비하는 것도 물론. 임옥자(46·여) 회장은 "선수단 규모가 작아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환영이나 의사 소통에 만전을 기해 그들이 미소 지으며 대구를 떠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부티 서포터스는 대구 대명4동 자치센터 및 주민 75명이다.
이들 역시 튀니지·코모르·차드 등의 서포터스를 함께 맡았다.
지부티는 불참할 것으로 알고 있다가 지난 4일에야 대회조직위로부터 참가 통보를 받고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재홍(40)씨는 "성의와 진심으로 후원한다면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호감 가꾸기는 서포터스 손에
U대회 시민서포터스 구성은 지난 6월 완료됐다.
이에 앞서 대구시는 작년 11월 관련 심포지엄을 열고 지난 3월에는 역내 대학·기업체 등에 참여 협조를 요청했으며 4월에는 인터넷을 통해 공모하는 등 꾸준히 홍보했다.
확정된 서포터스는 102개, 인원은 임원 1천815명, 회원 2만2천979명 등 2만4천794명이다.
대구시내 135개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학교·기업체·봉사단체·종교단체 등이 참가했다.
정식 명칭은 '××국 대표팀 대구시민 서포터스'. 소규모 선수단는 3, 4개국을 합쳐 한 스포터스가 맡았다.
102개 시민서포터스는 지난달 30일 대구체육관에서 합동 발대식을 가졌다.
현재는 해당국 대사관, 대회조직위,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긴밀히 연락하며 선수단 입출국 일정을 체크하는 한편, 해당국 국기, 현수막·플래카드·막대풍선·부채·수기 등을 제작하는가 하면 환영·환송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에게 줄 시계·공예품 등 선물을 마련하고 만찬 계획을 세우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
대구시청 자치행정과 박창대 사무관은 "서포터스 활동 여하는 대회의 성공 여부와 직결돼 있다"고 역할을 강조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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