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 열차사고 재발 가능성 '농후'

열차 운행량이 철도의 수송 한계치에 이르렀는데도 고속철용 전철화 등으로 철로 공사가 잇따르는 반면 이에 대처할 운행 정보 소통 구조는 미비, 8일 발생했던 대구 열차 추돌 같은 대형 사고가 언제든 재발할 소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부선 동대구~부산 구간 경우 하루 열차 운행 회수가 여객 190회, 화물 82회 등으로 수송 한계용량 298회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대구역 관계자는 "평일에도 15분에 한 편 꼴로 열차가 운행되고, 주말에는 임시편 편성으로 상황이 훨씬 열악해진다"며 수송 한계를 우려했다.

철도청 다른 관계자는 서울~대전 구간은 1989년에, 중앙선.영동선은 1992년에, 태백선은 1989년에 이미 수송 한계용량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렇게 운행이 포화 상태인데도 각 철도 선로에서는 공사가 잇따라 안전이 더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철도청 대구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관할 구간에서 올해 이미 실시한 공사는 선로.구조물을 합쳐 25건에 이르고 각 공사는 40일에서 길게는 100일까지 계속됐다. 경부고속철 개통을 위한 기존선 전철화와 대구선 이설 공사가 한창인 고모역 일대에서는 "일년 중 공사일이 180여일에 달하고 여객 열차 운행이 뜸한 야간에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모역 관계자가 전했다.

이같이 공사가 있을 경우 열차는 역 통신실로부터 일일이 운행 지시를 받아 통행하는 '통신식' 운행을 해야 하나, 이에 필요한 원활한 의사 소통 체제조차 미흡하다고 종사자들은 지적했다. 통신식 운행 구간에서는 기관사, 역, 사령실, 역과 역 등 사이에 긴밀한 연락이 필요하나 통신 체계가 부실하다는 것. 특히 선로 레일을 자르거나 선로 다지기 작업의 경우 왕복선로 중 한쪽을 폐쇄함으로써 기관사가 자동 정지 신호기를 볼 수 없는 만큼 사령실에서 착오를 일으킬 경우 상하행 열차가 충돌할 위험까지 있다고 했다.

이번 사고 경우 부산 총사령실 담당자는 열차 정체를 막는다며 화물 열차가 경산역에 들어섰다는 무선 연락을 고모역으로부터 받기도 전에 무궁화 열차를 출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고모역 관계자는 "규정에 어긋나는 지시였지만 총사령실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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