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우리사회 여건상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10여년 가까이 구상했던 일을 할 수 있어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18년 동안 경북대 예술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평소 꿈꾸어 왔던 요리사로 변신한 이원섭(53)씨. 그는 요즘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스테이크 전문점 '바우만'의 사장 겸 주방장이다.
교수직보다 요리가 더 좋아 식당을 차렸다고. 평소 집에서도 각종 재료를 가지고 요리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는 이씨는 지난 겨울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바꾸기로 했다.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을 개업하고 올 2월 학교에 휴직계(1년)를 냈다.
이씨는 "아내를 비롯해 가족.친지들이 얼마나 말렸는지 모릅니다.
특히 아내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또 처음 구상대로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손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업을 8, 9년 전부터 생각을 해왔다는 이씨는 언제 시작하느냐를 항상 생각해왔다고 한다.
그는 30평 남짓한 홀에서 손님을 맞고, 스테이크를 직접 굽고 있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요리에 취미가 있어 결혼 초에는 아내에게 김치 등 여러가지 음식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음식솜씨가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다는 어머니와 음식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도 밤늦도록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원래는 한식당을 차릴 구상을 했다.
그러나 한식은 손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 일이 복잡해서 힘에 부치겠다는 판단을 하고 스테이크 하우스로 업종을 바꿨다.
그는 식당을 개업하기 수년 전부터 요리책을 탐독하고 방학을 이용해 실습을 해보는 등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씨는 요리를 '재료의 응용'이자 '새로운 창조의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좋은 재료를 골라 정성을 곁들여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제공해서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신명이 난다고 웃음지었다.
요즘 딸 지연(22)씨도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자신을 도와주고 있어 든든하다는 이씨는 "가족들의 도움이 있는 데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즐겁다"며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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