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지만 현 의원들의 '수성(守成)'의지 또한 그만치 강하다.
다선 중진의원들은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서의 청사진을 내세우며 수성의지를 다지고 있고 초·재선 의원들은 경쟁자들에 대한 차별성 있는 전략으로 내년 총선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현역의원들의 수성전략이 어느 정도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느냐 여부가 내년 총선 희비를 가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강재섭 의원(서구)은 내년 총선에 정치생명이 걸렸다.
총선 승패가 차기 대권 도전을 향한 자신의 '큰 정치' 행보에 최대 분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6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비록 3위를 하긴 했지만 대구의 압도적 지지는 확인된 만큼 내년 총선에 큰 부담은 갖지 않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지역구 관리 소홀과 혼자 너무 오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부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백승홍 의원(중구)은 인구 감소로 상실될 위기에 놓인 지역구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중구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날개를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대구의 상징인 중구가 사라져서야 되겠느냐며 인근 서구 일부 동을 빌려서라도 지역구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재 몇몇 의원과 관련 법 통과에 주력중이다.
김만제 의원(수성갑)은 요즘 부쩍 지역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당직개편과정에서 정책위의장에 낙선한 후 낙담이 컸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며 지역구 관리에 열을 보이고 있다.
강신성일 의원(동구)은 통합 전 동갑 지역을 챙기며 수성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구 박창달 의원이 이미 터를 잡은 동을 지역은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지역구 관리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비례대표인 박창달 의원은 지난 13대때 동을 지역 출마를 노리고 지역구를 관리한 인연이 있는데다 자신의 출신지(포항)인 경북 동해안 지역 주민들이 다수를 점하는 지역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박세환 의원(전국구)은 통일안보하면 자신이라는 점으로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8월말부터 안보관련 세미나를 정례화 할 생각이다.
또 자신이 사령관을 지낸 2군사령부가 대구에 있다는 점을 감안, 주민들의 안보 의식 강화 차원에서 휴전선 부근 철책선 참관 행사도 정례화할 생각이다.
윤영탁 의원(수성을)은 일단 지역에 대거 몰리는 예비후보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지역구 관리는 누구보다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 공판 문제 등만 마무리되면 출마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낸다는 전략이다.
이해봉(달서을), 박종근(달서갑) 의원은 당직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경선 예찬론자인 이 의원은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천과정이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예결위원장이란 점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원 지방연구소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KIST) 설립을 위해 예결위원장직을 최대한 활용, 예산을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안택수 의원(북을)은 신흥 개발지인 칠곡이 자신의 주무대때문인지 일단 지역개발 예산 확보 노력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명규 현 청장이 자신의 지역을 피할 것으로 관측돼 비교적 홀가분하다.
박승국(북갑), 이원형(전국구), 손희정(전국구) 의원은 지역을 떠나지 않는 '붙박이 의원'이란 점을 강조할 생각이다
서울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박, 이 의원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제3정조위원장 등 당직을 맡아 상당한 힘이 붙었다.
손 의원도 지난해 9월 박근혜 의원 대신 달성군 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당선되더라도 지역구를 떠나지 않을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승일 의원(남구)은 지역구 관리를 등한시 해왔으나 최근 부쩍지역나들이가 잦은 편이다.
▨경북=중진의원들 중에는 불출마론까지 거론된 의원도 있지만 일단은 지역구를 사수하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때문이다.
이상득 의원(포항남·울릉)은 경북도지부장, 당 운영위원으로 선출된 후 경북의 좌장역을 자처한다
예전 '허주(김윤환)'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지역구 5선만 되면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친동생인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통령 만들기 후견인역도 맡을 생각이다.
박헌기 의원(영천)은 대선후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입장을 철회했다.
지역구 관리에 신경을 안썼지만 마땅히 물려줄 후보감을 찾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측근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역구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화(의성), 이상배(상주) 의원 등은 당직에서 물러난 후 지역구 관리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 홀가분한 상황이다.
김일윤 의원(경주)은 국회 대구 U대회 특위위원장직을 최대한 활용한다.
U대회 개최시기와 경주 엑스포가 겹쳐 지명도 올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러나 당 운영위원에 당선됐지만 도지부장, 상임운영위원 자리중 한자리도 못맡는 바람에 체면을 구겨 지역구에만 목 매고 있다.
신영국 의원(문경·예천)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업 추진에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재선의원들의 고민이 가장 치열하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3선고지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싱하고 있다.
권오을 의원(안동)이 지난 7월 대구에서 후원회를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제 안동만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차세대 리더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임인배 의원(김천)은 박팔용 현시장의 출마에 대비하고 있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다고 보지만 박 시장이 출마할 경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시균 의원(영주)은 국회 회기중에도 지역구와 서울을 출퇴근할 정도로 국회 출석률이 높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김광원 의원(봉화·울진)은 일단 선거구 조정이 어떤식으로 이뤄지느냐가 관건이지만 김중권 전 민주당대표와 세 번째 격돌을 벌이게 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진우 의원(고령·성주)과 이인기 의원(칠곡)과의 한판 전쟁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주 의원은 최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 경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일시귀국한 이회창 전 총재와의 모임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비서실장 재임시절 노량진 수산시장 관련 구설수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이 의원은 대신 소지역주의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칠곡이 고령·성주에 비해 인구가 많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김성조 의원(구미)은 초선이지만 당운영위원에 도전하는 등 지명도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일단 '초심'을 강조할 생각이고 이병석 의원(포항북)도 재선고지가 최대 고비라고 판단, 특유의 성실성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