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지역협력연구센터 사업

지역협력연구센터(RRC) 육성사업이 올해로 9년째를 맞았다.

지역협력연구센터는 지역특성에 맞는 과학기술을 진흥하기 위해 1995년부터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사업. 지방대학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필요한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목표도 있다.

지방자치단체, 산업체 및 대학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사업이다.

애초에 9년 지원을 원칙으로 이후엔 연구비전액을 자체조달,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때까지 얼마나 많은 연구비가 지원됐고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을까.

◇지역협력연구센터 현황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은 지난 6월 대구한의대의 '한방생명자원 연구센터'등 '2003년도 신규 지역협력연구센터'5개를 최종 선정했다.

이로써 1995년 이후 지정된 지역협력연구센터는 서울을 제외한 15개 광역시·도 49개 대학에 59개(2개 지원중단)로 늘어났다.

대구·경북 지역엔 현재 8개센터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한국과학재단 기초연구단 프로그램관리자 서영민과장은 "지역협력연구센터를 내년부터 매년 10개씩 신규로 선정해 2007년도까지 총 100개 센터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년간 전국의 지역협력연구센터에 지원된 사업비는 총 3천326억원(정부출연금 1천368억, 대학지원금 774억, 산업체지원금 706억, 지자체지원금 478억원). 대구·경북지역 8개 센터엔 479억7천600만원(정부출연금 179억, 대학지원금 158억, 산업체지원금 85억, 지자체지원금 57억원)이 지원됐다.

◇대표적인 성과

구체적인 연구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계명대 '저공해자동차부품기술개발센터'는 오존층 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의 발생량을 대폭 낮추는 연료분사방식을 개발, 경유 청소차를 LPG엔진 개조차로 교체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7년동안 이 센터는 특허출원 45건, 특허등록 25건 등의 실적을 나타냈다.

경북대 '생체분자공학실용화연구센터'(센터장 김양일 교수)는 교통사고나 골(骨)종양 등으로 뼈에 구멍이 생겼을 때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없이 주사침을 통해 분말 뼈를 이식하는 기술을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대구대 '농산물저장가공 및 산업화연구센터'는 국내 자생식물에서 무공해, 무독성 천연항균제를 개발해 과일과 채소류의 저장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독성이 강한 유기합성 농약을 사용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이 같은 성과는 매우 획기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개발 및 산업화 연구센터'는 특수영양식품과 붉은 곰팡이를 이용한 홍주, 차 등 시제품에 대해서 7월초 상품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산업화에 나섰다.

◇문제점

그러나 9년간의 지원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에서도 당초의 '9년 지원 후 자립원칙'만 강조할 뿐이다.

계명대 '저공해자동차부품기술개발센터'최경호 센터장은 "9년의 사업기간이 끝나는 내년이면 독립체적인 센터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역협력센터라는 특성을 살려 그동안 갖추어둔 장비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했다.

9년간의 사업기간 동안은 재정적 지원이 중심이었다면 그 이후론 행적적인 지원을 지속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3년마다 실시하기로 되어있는 중간평가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까지 지역협력연구센터로 지정된 59개 센터 중 중간평가를 거쳐 지원이 중단된 센터는 단 2개에 불과하다.

일단 지정만 되면 9년간 엄청난 사업비가 지원된다는 안이한 인식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

현재 현장방문평가와 종합평가, 기초과학실무위 심의·의결 등 3단계로 되어있는 평가단계를 더 세분화하거나 평가내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지역별 나눠먹기식 지원보다는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지정된 59개 지역협력연구센터는 15개 지역 49개 대학에 골고루 안배가 되어있는 상태다.

지역협력연구센터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젠 선정과정의 투명성보다는 연구비지원의 효율성을 따져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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