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지난 10일 폐막한 제12회 브리스번 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을 수상했다.
브리스번 국제영화제는 호주의 브리스번에서 매년 열리는 영화제로 올해는 '오아시스'를 비롯해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 등 네 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됐다.
'오아시스'의 작품 소개를 위해 영화제에 참가한 대경대 한상덕교수의 영화제 참관기를 받았다.
무더운 대구와 달리 브리스번은 현재 겨울이다.
밤이 되면 올이 굵은 스웨터를 걸쳐야 될 정도로 쌀쌀했다.
호주는 할리우드에 이어 '영화의 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 영화 중 많은 작품이 호주에서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영화인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브리스번은 호주에서 두 번째 큰 도시다.
브리스번영화제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국제영화제다.
아시아-태평양, 월드, 호러, 어린이 등 장르별로 참가작들이 상영된다.
특정 작품을 수상하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페스티벌 형식이란 점이 특징이다.
한국에선 4편이 참가했다.
홍콩의 1편, 일본의 2편에 비하면 올해에는 한국영화가 강세를 띠었다.
한국영화 상영관에는 사람들도 많이 모였고, 상영 후 질문공세도 최고 많았다.
영화제에서 만난 독일계 일본인 평론가 막스 테시엘은 "한국영화가 아시아를 대표한다"며 치켜세웠다.
한국인으로서는 '오아시스'의 제작자인 이스트필름의 명계남씨와 함께 참가했다.
한국영화가 상영되기 전 작품을 소개하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오아시스'가 끝난 후엔 "왜 주인공이 교도소를 나와서 두부를 먹느냐?", "장애자에 대한 차별대우가 영화와 동일한가?", "이 영화들은 한국에서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들인가?" 등 질문이 쏟아졌다.
영화가 사회의 투영물이듯, 호주인들도 영화를 통해 한국을 이해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영화속 장애인인 공주(문소리)에 대한 연민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또 감독이 한국의 문화관광부 장관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국제영화제라고 하면 시끌벅적하다고 느끼지만, 브리스번영화제의 첫 인상은 초라함 그 자체였다.
12년째 열리고 있으면서 영화제의 홍보물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관심도 적었다.
그러나 영화제가 진행되면서 이런 생각들이 바뀌었다
자국민보다 각국에서 몰려든 외국인 참가자들의 열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밤새도록 영화를 얘기하고, 영화를 사고 파는 모습이 열정적이었다.
호주는 1년에 4~5편밖에 제작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화제작보다 영상미디어 제작기술을 제공하는 하드웨어에 더 힘을 쏟는다.
할리우드 영화의 후반작업도 호주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간 50~60편이 제작되는 한국이 부럽다고 했다.
국제영화제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몇몇 유명 평론가의 왕복항공권과 숙박비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
수많은 비디오 수입업자나 영화사 대표들은 자기 돈을 써가면서 참가한다.
그야말로 오페라제작비의 10분의1 정도의 예산만으로도 개최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문화산업콘텐츠이다.
대구도 못할 것이 없다.
소규모지만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수많은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오히려 영화인들은 그런 영화제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칸이나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대형화된 국제영화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상덕 대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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