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ㄱ씨(38)는 영업 악화, 빚보증, 주식투자 실패 등이 겹쳐 1억원에 가까운 빚을 지게 됐다. 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갔고, 회사 월급마저 압류되면서 신용카드 빚을 내 생활비를 충당해왔다. 하지만 카드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지난달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금융시장에서 사망선고와 같은 개인파산 신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카드 빚으로 인한 개인파산 신청자의 대다수를 가정주부 등 20, 30대가 차지하고 있는데다 지역경기 장기 침체 여파로 공무원.의사 등 전문.관리직들의 개인파산 신청도 늘고 있다.
대구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의 개인파산 신청자는 1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명보다 4.4배, 2000년의 10명보다 11배 급증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원으로부터 개인파산을 선고받은 사람도 7월말 기준 28명으로 전년 동기 14명보다 2배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개인파산을 신청했다가 스스로 취하하거나 도박빚.사치 등으로 구제 대상이 안돼 기각되는 경우도 지난해 6건에서 올해 1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대구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개인파산과 관련된 문의전화만 하루 30여통 걸려오고 있으며 방문객도 하루 1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또 개인파산 신청자의 80~90%가 카드빚을 감당하지 못한 가정주부, 회사원, 대학생, 미혼여성 등 20, 30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무원이나 기업 임원.의사 등 전문.관리직들도 개인파산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개인파산 신청 자격 여부를 문의하는 현상도 올들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파산부 관계자는 "전문.관리직의 경우 신청자격이 안되거나 파산자가 되면 파산 전 직업을 다시 가질 수 없어 상당수는 문의만 하거나 신청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제도 신청자가 폭증할 것으로 법원은 전망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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