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만 하면 1군 마운드에 오르던 대구삼성의 정현욱이 홈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불같은 강속구와 타자의 머리를 돌아가게 만드는 예리한 커브가 포수 미트에 꽂힐 때마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흥분하고 있다.
지난 96년 당시 동대문상고(현 청원정보고) 졸업 후 삼성에 입단한 정현욱은 미완의 기대주였지만 성장하질 못했다. 99년 3승(7패)이 최고 성적으로 지난해까지 통산 5승8패(방어율 4.66)에 그쳤다. 2000년 7월 팔꿈치 수술로 2001년 시즌을 꼬박 재활에 매달리기도 했다.
올 시즌 정현욱은 2승2패1세이브(방어율 3.58)의 성적으로 입단 이후 최고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고 있는 경기에 패전 처리로 자주 투입되다 최근 김응룡 감독의 신뢰가 쌓이면서 이기는 경기에 자주 투입되고 있다. 12일 대전한화와의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8일 서울LG전에서 4이닝 무안타 5탈삼진 무실점, 3일 현대전에서 2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등의 기록이 보여주듯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종전 팔을 바로 올려 던지던 자세에서 지난 5월 몸을 뒤로 젖혀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토네이도형 투구 스타일로 바꾼 후 리듬감을 살리면서 투구에 안정감을 가져오고 있다. 한때 선발로 내정되면 잠을 못이룰 정도로 나약하던 면모도 바뀌어가고 있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투구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할 정도. 직구와 커브, 주로 두 가지 구질에 의존, 새로운 구질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과제이다.
정현욱은 "요즘 야구하는 재미가 쏠쏠해 자주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올 시즌이 끝난후 새로운 구질을 개발, 내년 시즌에는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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