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 '코앞' 얌체족 비양심행위 '눈살'

역대 최다 자원 봉사자, 앞다툰 기부.지원 등 U대회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활발한 뒷편에서는 대회 홍보 깃발이나 공공시설을 훼손하거나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등의 비양심적인 행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때문에 대구 사회의 또 한 단계 발전이라는 U대회 유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시민 운동이 필요하다는 안타까움의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희생적 봉사자들

북한 서포터스 이용우(58) 회장은 북한 선수단에게 전할 선물 구입비 등 시민서포터스 운영비에 보태라고 2천만원을 내놨다. 이 회장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듯이 다른 나라 선수단보다 북한팀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그들도 '우리는 한겨레'라는 동질성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폴란드 시민서포터스 한삼화 회장도 서포터스 활동비로 500만원을 기탁했다. 서포터스 김재하 중구연합회장은 티셔츠 81벌을 사 중구청 민원실과 거주지인 성내2동사무소 직원들에게 전했다. 안심2동 통우회는 현지 주민들로 구성된 이집트 서포터스에 100만원의 성금을 보냈다.

대구 동인꽃시장에서 꽃꽂이 연구실을 하는 문수정(62.여)씨는 벌써 한달째 선수촌 내 각국 선수단장 방에 꽃대작 1점, 꽃소작 2점 등 모두 500점을 세팅해 주고 있다. 지난 6월 초 '내가 사는 동안 이번 대회만큼 큰 대회가 있겠느나'는 생각에 이 봉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했다. 동생 창식(57)씨가 비용을 분담하고, 한 자원봉사자(23)는 현장 일을 돕고 있다.

이 외에도 U대회에서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스들이 활동하고 있다.

◇방해하는 사람들

대회조직위는 지난 6월 말 이후 대구도심 20개 간선도로에 태극기, 참가국기, 엠블렘기 등을 1만5천여개나 내걸었으나 그 중 10~20%가 훼손.도난 당해 새 것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구군별로 200여개씩 없어졌다는 것.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각 구청 담당자들은 매일 깃발 순찰에 나설 정도이다. 훼손이 가장 심한 중구청 관계자는 "대형 화물차들이 인도쪽으로 근접 운행하다 부러뜨리는 경우가 가장 많으나 태극기를 봉째로 뽑아가는 시민도 있고 일장기는 아예 찢어버리기까지 한다"고 안타까와 했다.

대회를 위해 만든 화단, 꽃탑, 꽃벽 등도 수난 당하고 있다. 대구 동구청 녹지과 관계자는 "화랑교, 동대구역 고가교 등에 설치한 꽃벽에서 꽃을 뽑아 가는 사람이 많아 이를 지키는데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중구청 녹지과 관계자는 "중앙파출소--대구백화점 사이에 설치된 화분에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화초를 뽑아버리는가 하면, 대구백화점 앞 분수에도 음식 봉지, 찌꺼기, 휴지 등이 마구 버려진다"며 "대회 개막 직전에 대로변 가로등에 90개 달기로 한 꽃바구니도 개인 집으로 챙겨가는 얌체족이 있을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시설안전관리소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신천에 사는 오리를 밤새 훔쳐 가거나 무너미터 공중화장실에서 휴지걸이나 벽 소품을 떼어 가는 시민도 적잖다"고 했다. 그때문에 화장실 보수.관리에 드는 비용만 연간 2천만~3천만원에 이른다는 것. 두류공원 경우 화장실 방향제가 없어지고 14만원 가량하는 손 말리는 기계(에어 타월기)까지 통째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대구시 U대회 지원반 심홍석씨는 "시민의식이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다지만, 아직은 문제가 적잖다"며, 이번 U대회를 시민 사회가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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