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과일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일부 수산물과 쇠고기값도 작년보다 올라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추석이 예년보다 10여일 앞당겨지면서 과일 수산물 한우 등 제수용 상품 가격이 계속 오를 조짐이어서 가계에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20일을 전후로 추석특판 행사를 열고 추석대목 잡기에 들어가지만 경기불황과 기업들의 윤리경영선언 이후 선물 안받고 안주기 분위기 확산으로 극심한 매출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과일=한 여름 과일인 복숭아 자두는 물론이고 사과 배 등도 20~30%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수박과 토마토는 작년보다 가격이 40% 이상 올라 재래시장에서 수박 상품 1개가 1만~1만5천원선에 거래되고 있고 토마토도 kg당 4천~5천원선으로 한달사이에 40% 정도 가격이 올랐다. 파물이긴 하지만 복숭아와 자두는 작년 생산량의 절반에도 못미쳐 이달말까지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유통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제수용 과일인 사과 배는 추석에 출하시기를 맞추기 어려워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제수용품으로 인기가 높은 신고배의 경우 도매가격이 상품 15㎏당 2만5천~2만8천원선으로 작년 같은 때(1만8천원)보다 50% 이상 비싸다.
전남 나주산의 경우 현지농가들은 작년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에도 출하를 꺼리고 있다. 사과도 공급량은 적은데 수요는 많아 전 품목에 걸쳐 20% 이상 올랐다. 가을상품 부사는 추석대목전에 출하가 힘들어 유통업체들은 홍월 홍노 등 여름사과 구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단감 역시 재배면적 감소와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작년보다 줄어든 데다 추석 공급량이 9%정도 적어 작년보다 크게 비쌀 전망이고 감귤도 최근 5㎏ 도매가격(상품 기준)이 2만원선으로 작년에 비해 가격이 급등했다.
재수용 밤 대추값도 오르고 있다. 8월 중.하순부터 내리던 예년의 경우와 달리 올해산 대추와 밤이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때문에 작년산 밤.대추값이 오르고 있는 것. 안동지역의 경우 작년산 상품이 지난달 하순부터 최고 20%까지 올라 도매가격 기준으로 제수용 대추 중품 1상자(14kg)가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밤은 1상자(40kg)에 1만5천원오른 20만원에 거래 되고 있다.
김환택 동아유통센터 과일구매 담당자는 『작황부진에 따른 출하량 감소, 가격상승 기대심리에 따른 농가의 출하기피가 겹쳐 올 추석 과일값은 초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태풍이라도 탁치면 과일값이 더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쇠고기=추석 선물용 수요가 많은 한우고기도 상승세가 우려된다. 지난 추석때 사상 최고수준이었던 한우 가격은 최근 500㎏짜리 산지 소값이 평균 410만원, kg당 9천400~600원선으로 한달전보다 4.3% 뛰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높은 가격이 형성돼 폭등세는 아니지만 선물용으로 선호하는 고급육 중심으로 10% 정도 오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홍재찬 동아유통센터 축산바이어는 『작년 추석, 올 설 등 명절때마다 사상 최고수준을 유지해온 쇠고기값이 올 추석에는 더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산물= 수산물의 경우 문어 조기 고등어 명태 등은 작년이나 한달전 가겨과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징어와 갈치가격은 많이 올랐다.
갈치는 작년 이맘때보다 30% 이상, 오징어는 10%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고 추석대목이 연중 최고 비어기와 겹쳐 수산물 값이 더 오를 전망이다.
서문시장 건어물 가게의 경우 마른 오징어 상품 1축(20마리)은 3만6천원선으로 작년보다 10% 이상 올랐고 물오징어도 마리당 1천500~2천원선으로 한달사이 20% 가량 올랐다. 제주산 갈치의 경우 상품 1마리가 1만8천~2만원선으로 한달만에 30% 상승했다.
포항. 영일수협 등 동해안 주요 어판장 주변은 연중 최대 비어기를 맞아 출어선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중 꾸준히 잡히는 문어를 제외하면 제수용 생선은 거의 없고 도루묵과 오징어가 소량 위판되는데 그치고 있다.
최근 포항수협에서 위판되는 하루평균 물량는 18t으로 9월 하순부터 4월에 이르는 성어기 120~150t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주부 김재순(38·포항시 죽도동)씨는 『돈가뭄에다 제수용품마저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주변의 이야기가 많아 한가위 차림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1일 추석민생 대비 당정협의를 갖고 과일류나 쇠고기 등 가격이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품목에 대해 농협 등을 통한 비축물량 출하를 늘릴 계획이다. 농림부는 이달 26일부터 내달 9일까지를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해 정해 추석물가 관리를 위한 상황반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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