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바다에 음식물 버리다니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동해안 영덕군 축산면 경정 해수욕장을 찾았다.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며 신나게 피서를 즐겼다.

고기를 낚아서 바닷물에 씻어 소주 한잔을 곁들여 회도 먹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구경도 할 겸 낚시도 좀더 할까 해서 새벽5시쯤 텐트 밖을 나왔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바닷가로 오시더니 태연하게 바다에 버리는 것이다.

무엇인지 봤더니 음식물 찌꺼기였다.

이상하다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또 한 할머니께서 작은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음식물 찌꺼기를 바다에 붓는 것이었다.

새벽 5시부터 오전 7시30분 사이에 7명의 동네 주민이 똑같은 방법으로 버리는 것이 아닌가. 물론 바로 옆에 있는 우리들은 의식도 하지 않았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밥그릇에 오염을 투척할 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우리는 한 할아버지께 음식물 찌꺼기를 여기 함부로 버려도 되는 건지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고기 잡은 창자 찌꺼기는 고기 밥으로 버려도 되는 거라고 했다.

나무 젓가락과 음식물 찌꺼기도 들어있다고 지적하자 어쩌다가 들어갈 수 도 있다고 하며 우리들을 힐끔 쳐다보고 가시는 것이었다.

이렇게 오염된 물인 줄도 모르고 횟감을 그 바닷물에 씻어 먹었다니 분통이 터졌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 무엇을 배웠을지 참으로 황당했다.

피서온 손님들에겐 쓰레기 봉지를 팔고 뒤돌아서서는 물을 오염시키고 그 오염된 물에서 피서를 즐기라니 보통 이율배반이 아니다.

관계기관 및 관련단체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해주길 바란다.

민병팔(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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