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마다 '쉼터' 지은 까닭은-울진군 오리농법 현장

울진 농민들은 다랑논에까지 쉼터를 만들어 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일까?

2005년 세계 친환경·유기농업 엑스포를 개최하는 울진군의 들녘 곳곳에 최근 등장한 건축물(?)을 놓고 말들이 많다.

한두 군데도 아닌 군내 200여 농가가 참여, 62.3㏊에 자그마치 수백개의 구조물을 설치한 것.

합판이나 슬레이트를 이용해 지붕을 엮고 쇠파이프로 기둥을 세운 다음 사방을 비닐로 막는 등 원두막 모양을 하고 있는데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양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휴식을 취하거나 새참을 먹는 장소로 활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인듯한 공간이다.

하지만 아무리 휴식공간이 필요하다해도 논마다 이런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인데다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질 않는 일. 때문에 외지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 구조물의 용도에 대해 자못 궁금해하고 있다.

울진지역 농민들은 한 포기의 벼라도 더 심어 식량증산에 열을 올려도 모자랄 판에 논 자락에 웬 막사를 이처럼 대단위로 지어 놓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일반인들의 상상과는 달리 이 건축물은 오리 집.

울진군이 엑스포를 대비, 제초제나 농약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오리를 방사해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 건축물은 바로 농군(?)인 오리들의 보금자리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엑스포 기획단 민명강 단장은 "2005년 엑스포 개최까지 마을별로 오리농법 등 친환경농업 실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며 이것이 완료되면 오리농법 견학만으로도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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