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투명한 유리상자 안에 들어 있다"-이 말은 미국이라는 집단이 부패방지를 위해 법과 제도면에서 얼마나 치밀하고 엄격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OGE로 약칭되는 미 연방 공직윤리국이 만든 '공직자 행동기준집'은 공무원은 물론 국회의원들이 외부인사로부터는 20달러, 내부조직 사이에선 10달러를 초과하는 선물과 향응을 받지못하게 하고 있다.
업무관련 단체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15달러짜리 기념품과 13달러짜리 책을 받았다면 규정위반이다.
증권거래소 직원이 관련회사로부터 입장료 20달러짜리 음악회에 부부동반 초청을 받았다면 이 역시 규정위반으로 처벌받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부처별로, 그 내부사정을 꿰뚫고 있는 상주감사관 즉 5년임기의 인스펙터 제너럴(IG)이란 직책을 꽂아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감시자라면 왕따를 당하거나 아니면 함께 부패해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이런 시스템이 통하는 것은 바로 투명한 시민문화, 제대로 된 준법의식이 바탕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내부고발자 보호법이 있고, 정보공개법과 선샤인법이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부의 거의 모든 자료와 각종 회의 등은 공개된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투명한 유리상자'라는 것이다.
◆석달전 청와대 안에서 한 오페라 티켓을 놓고 이게 뇌물이냐 선물이냐로 작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보도된 적이 있다.
수석보좌관들에게 뷔페까지 제공되는 수십만원짜리 입장권이 부부동반용으로 제공됐는데, 처음엔 모두들 아무 생각없이 티켓을 받아쥐었으나 문재인 민정수석이 "이건 곤란하다"는 이의를 제기 했고, 이에 "볼테면 돈을 내고 보자"는 의견이 나와 결국 대부분이 티켓을 반납했다는 것이 그 후문이다.
◆기실 선물(膳物)과 뇌물(賂物)은 그 처벌문제 때문에 일정금액을 한계로 정한 것이지 '그 뜻'은 이미 한자(漢字)에서 밝혀 놓았다.
선물의 선(膳)자는 달.월(月)이 아닌 고기.육(肉)변에 착할.선 또는 많을.선 자(字)다.
뇌물의 뢰(賂)자는 돈(貨) 즉 재물.패 변에 개인.각(各)자다.
즉 고기를 사서 많은 사람과 골고루 나누면 선물이요, 재물을 특정개인에게 몰래 쥐어 주면 뇌물이란 것이다.
그래서 뇌물은 '속셈'이 있다.
청와대직원 행동강령이 접대성 식사금액기준 2만원은 너무 짜다고, 양길승 향응사건 이전부터 논란이 돼 수정작업 중이라고 한다.
그럼 5만원으로 올리면 괜찮을까?를 생각해보면 조금 우습다.
뇌물의 기준은 금액보다 '마음'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그 문 수석의 '마음'도 양길승에게서는 흔들렸지만-.강건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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