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는 '나의 기회'-'홈스테이' 가정의 손님맞이

낯선 땅에 갔다가 말이 잘 통하는 이를 만나면 훨씬 푸근해진다.

자신들의 문화까지 잘 이해해 준다면 더 좋을 터. 대구U대회를 맞아서도 일부 가정들이 외국인들에게 그런 숙박을 제공하기 위해, 혹은 모국을 느끼고 싶어하는 외국인을 위해 일부러 홈스테이에 나섰다.

유경예(25·여·대구 화원읍)씨 가정은 지난 7일까지 사흘간 이미 프랑스 파리에서 온 쥘리 뜨리꼬아르(27·여)씨와 그 남자친구를 치렀다.

쥘리씨는 생후 9개월 때 입양돼 간 후 처음 모국을 찾은 한국 출신. 피는 속일 수 없는지 쥘리씨는 유씨의 어머니가 일부러 입어보인 한복에 감탄했고, 이에 유씨 가족들은 한복 한벌을 선물했다.

대학에서 불어를 공부했고 관광요원 되는 것이 꿈이라는 유씨는 "쥘리씨가 '대구가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고, 걱정과 달리 음식·잠자리 등에 잘 적응했을 뿐 아니라 그 프랑스인 남자친구는 김치도 잘 먹더라"며 만족해 했다.

대구 성화여고 수학교사인 이경태(43·여)씨 가정은 U대회 기간 내내 영국인 부부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배구선수인 딸을 응원하기 위해 찾는 브래그씨 부부가 손님. 이씨 가족은 자신들의 영국생활 인연을 손님 맞이에 소중히 쓰려고 홈스테이를 신청한 경우이다.

남편 윤병철(49·대구가톨릭대 교수)씨가 아들 선일(18·경북대 의대1년)군과 함께 1994년 영국에서 일년간 머문 적 있다는 것. 게다가 찾아 올 손님의 딸이 자신들과 친하게 지내던 어느 할머니가 사는 도시의 대학에 다녀 더 반갑다고 했다.

이씨 역시 1999년 교환교수로 간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일년간 산 적이 있어 영어 소통이 어렵잖다는 조건까지 갖췄다.

이씨는 "가족들이 이미 외국인에 친숙해져 있어 외국 손님을 잘 대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10여일간 함께 생활할 방문객들이 이웃집에 온듯한 분위기에서 지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남편과 아들이 영국에 살 때 찍은 사진이나 당시 사둔 고서적 등을 보여줘 친숙감을 더하게 하고, 영국 여자배구팀 경기도 손님들과 함께 관람·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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