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대회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남북 화해의 제전으로 치를 예정이던 U대회는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북측이 선수단 입국 당일인 17일 일방적으로 입국 취소를 통보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북측이 밝힌 대로 항공기 기술적 결함일 것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선수단 인선 과정의 어려움 등 북측 내부사정설, 반대급부를 노린 북측의 '액션설' 등 북측의 의도가 뭐냐는데 온신경이 집중됐다.
그러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1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북측 의도가 분명해졌다.
북측 조평통은 선수단 불참 이유에 대해 지난 15일 서울 시청광장 등에서 열린 광복 55주년 반핵. 반김 8.15국민대회를 지목했다.
인공기가 찢기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선수단 안전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선수단을 보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북측의 불참통보로 통일부와 U 대회 조직위 등 당국은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산하게 움직였다.
입국 취소 당일 통일부는 오후 늦게까지 북측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시도하는 등 북측 의도파악에 주력했다.
조직위 역시 우려했던 북측 불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허탈한 표정이 역력했다.
북한 선수단이 항공기 기술적 결함으로 못들어온다고 알려진 전날까지만 해도 조직위는 "종종 남북간에 이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결국 조평통 성명으로 무산을 확인한 것이다.
▨북측 불참 배경=북측이 17일 항공기 운항 취소 이유로 기술적 결함을 알려왔을 때만 해도 북한 비행기의 노후 상황 때문에 남측은 북측의 단순한 항공기 사정이 이유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의 연락관 접촉시도에도 불구, 이날 오후 늦게까지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는 바람에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북측의 입국 취소로 비상이 걸린 통일부는 이날 오후 북측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계속 시도했으나 북측의 무응답은 계속됐다.
북측 연락관이 아예 접촉을 피하는 바람에 남측 관계자는 오후 늦게 판문점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관계자는 18일 4대 남북경협합의서 교환식도 있고 8.15민족대회 남측 참가자들도 평양 공항을 통해 무사히 입국한 상황인데 북측의 의도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그러나 결국 북측 조평통이 8.15 민족대회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자 북측 의도가 다소 명백해지는 상황이다.
일단 북측이 최근 남측의 보수화 경향과 반북 무드에 대해 불편한 심사를 U대회 불참이라는 강수를 통해 밝힌 것이다.
이같은 불참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측의 불참 통보를 놓고 그동안 남측과 모종의 '딜'을 해온 북측이 반대급부를 충족하지 못해 이같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마침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북송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관측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 고위 관계자는 "절대 그런일은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또 북측이 밝힌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북측 내부 사정이 복잡하게 얽힌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측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적으로 남측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측 내부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U대회 불참으로 북측 국제적 비난 면할 길 없을 듯=북핵위기로 국제적 긴장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북측이 국제행사를 보이콧한 것에 대해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측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반응에서부터 북측이 과연 이처럼 안하무인식으로 나와도 되느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대회 개막일을 사흘 앞둔 상황에서 선수단 불참을 통보한 것은 스포츠 외교 관례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입국 당일 불참을 취소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비난이다.
특히 전세계 170여개국에서 대학생 선수단과 정부관계자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행사의 성격상 북측의 돌출행동에 대한 비판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부대로 북측의 U대회 불참 통보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18일 북측에 대한 항의 수위를 놓고 협의를 벌였다.
또 U대회 조직위 역시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측의 U대회 불참 통보에 대한 비판론이 좀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한덕수 측과 협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문]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