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금값 '천정부지'...1포 1500원 올라

'비오는 날 소금장수가 울고, 바람부는 날 가루장수가 울고…'. 옛말 그대로 올들어 이른바 '사흘 돌이'로 비가 내리면서 염전에서 소금 생산이 부진하자 소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김치와 염장생선 생산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영주지역 김치생산 업체에 따르면 30kg들이 천일염 1포대의 도매가가 지난해 4천100원선에 거래됐으나 올해는 포대당 무려 1천500원이나 오른 5천6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소매가격도 크게 올라 간수(MgCl)가 빠진 묵은 소금의 경우 30kg들이 한포대가 최고 8천300원에 이를 정도다.

이 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도매상마다 물량 확보에 난리다.

이같은 원인은 올봄부터 계속된 잦은 비로 일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남.북 서해안 지역 염전에서 소금 생산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봄부터 7월말 현재까지 올해 비온 날 수는 예년 평균에 비해 30일 이상 늘어났으며 전국 평균 강우량도 예년 평균 500㎜에 비해 750여㎜나 내려 250㎜나 더 온 것으로 나타났다.

소급값 폭등으로 지역 김치업체 마다 생산비 부담이 늘어나 울상이다.

일부 업체들은 지역 소매상들을 제치고 염전 현지에서 소급을 구입하는 등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 중이다.

중국산 수입소금을 찾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소금값 폭등은 올해 병충해 등으로 작황부진을 겪고 있는 건고추와 마늘 등 만만찮은 양념류 가격 상승세까지 겹쳐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김치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동지역 염장생선 생산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안동간고등어 조병태(34) 상무는 "이달부터 소금 중간마진이라도 벌기 위해 전남 신안 등 염전지대를 찾아 직접 소금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 덕분에 우산장수는 웃음 꽃을 피웠다.

대구지역 우산 도.소매상들에 따르면 올 여름 잦은 비로 우산 수요가 20여% 정도로 늘어 났다는 것. 그렇지만 정작 우산 생산업체들은 별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우산 수요가 늘어 났지만 올여름 부터 중국산 우산이 대량 수입돼 덤핑 유통됐기 때문이다.

(주)협립양산제작소 천종희(37) 과장은 "중국산 저가 우산 공세로 늘어난 우산 수요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비온 날이 많아 햇볕을 가리는 양산이 지난해 매출의 20%에서 25%에 그칠 정도로 수요가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영주.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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