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10시 선수촌 디스코텍. 224동 아파트의 지하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제1회 각국 선수 댄스 경연대회가 열렸다.
오후 6시쯤부터 슬슬 몰려들기 시작한 선수는 대회 시작 무렵 150여명에 달했다.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하나 되자는 U대회의 본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것으로 평가됐다.
경연대회는 사회자가 참가 국가 이름을 외치면 해당 국가 선수들이 하나둘 무대 가운데로 나와 춤 실력을 보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국가명이 불려지자 각 나라 선수단은 일제히 환호하며 무대로 뛰어 나갔다.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선수, 힙합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 사회자의 마이크까지 뺏어 랩을 하는 선수들,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여기다 선수들의 통역을 맡은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까지 합세하자 분위기는 더 달아 올랐고, 곳곳에서 "코리아"를 연호하기도 했다.
군인으로 봉사에 참가해 자신의 브레이크 댄스 실력을 과시한 박보수(22)씨는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갈고 닦은 실력이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호주선수 스테판 브루크(Stephan Brooks)씨는 "2001년 베이징 U대회에도 참가했었으나 이곳 디스코텍 시설이나 분위기는 너무 좋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
캐나다 선수 조단 길레스피(Jordan Gillespie)씨는 "음악이나 조명이 모두 만족할만 하다"면서 "너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또 찾을 것"이라고 했다.
DJ 경력 14년이라는 BBZA뮤직 대표 김민상(30)씨는 "세계 각국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 노는 모습도 제각각"이라며 "무의식 중에 나오는 그들만의 춤, 언어, 행동이 너무나 재미있다"고 했다.
김씨는 "며칠전 디스코텍을 찾은 일본 선수의 경우 스모를 흉내 낸 일본 전통춤을 춰 보여 갈채를 받기도 했고 레게 머리의 남아공 선수는 특유의 막춤을 선보여 환호를 받았었다"고 전했다.
같이 DJ를 맡고 있는 최동식(25)씨는 "최근 추세에 맞춰 하우스, 트랜스, 펑키,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준비했지만 많은 선수들이 대체로 힙합을 선호하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은 힙합 중심으로 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보다 클럽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많아 어떤 음악에도 리듬을 타며 그들 나름대로의 춤을 추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이날 경연대회에서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찾았던 캐나다 선수단이 1등, 미국이 2등, 멕시코가 3등, 호주선수단이 4등을 차지했다.
선물로는 사물놀이 모습이 새겨진 목각 액자, 한복 입은 인형 등이 주어졌다.
선수들 중 일부는 한국문화에 생소한듯 선물을 받고는 서로 마주보며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게 뭐냐"고 묻기도 했다.
선수촌 디스코텍은 대회조직위가 위락시설 중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 U대회가 젊은 대학생 선수들의 잔치 마당이란 점에 주의해 음향에서 조명, DJ 섭외에 이르기 까지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DJ는 국내에서 최고라는 6명을 서울에서 초청해 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설명)대구하계U대회 개막을 4일 앞둔 17일 밤 선수촌내 디스코텍에서 열린 제1회 댄스경연대회에서 각국 선수들이 화려한 춤솜씨를 자랑하고 있다.댄스경연대회는 U대회기간동안 총 7차례 열리게 된다.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