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 자원봉사자 "일할 맛 안나"

U대회 자원봉사자들이 대회조직위 측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할 의욕을 잃고 있다. 이때문에 조직위 등의 홈페이지는 불만 글들로 도배되고, 일부 봉사자들은 "모욕까지 당했다"며 조직위를 규탄하고 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와 자원봉사자 홈페이지들을 뒤덮고 있는 불만들에 따르면, 조직위는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제대로 배정하지 못해 반발이 심각하다. 이모(28)씨는 "담당 공무원이 사이즈가 작아 입을 수 없는 바지를 억지로 떠맡겼다"고 했고, 조모(25.여)씨는 "지급된 운동화.바지가 신청 내용과 달라 비슷한 색깔의 것으로 자부담해 사 입어야 했다"고 했다.

조직위가 유니폼 숫자에 맞춰 자원봉사자 수를 축소해 인력 운영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6월초 필요 인원의 122%를 등록받고는 준비된 유니폼 수에 인력을 맞춘다며 105%만 가동키로 해 '옷에 사람을 맞춘 격'이 됐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를 위한 셔틀버스와 시내버스 무료 이용에도 불만의 소리가 쏟아졌다. 이모(33.여)씨는 "당초 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던 셔틀버스 운행 대수가 줄어 20분 넘도록 차를 못탄 적도 있다"고 했고, 고모(28.월성동)씨는 "선수촌의 퇴근용 셔틀버스가 밤 9시 이후에나 운행돼 오후 3시나 6시에 일을 마치는 봉사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이모(23.여.복현동)씨는 "AD카드를 보여주면 시내버스를 무료 승차할 수 있게 조치한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또 무임승차냐' '일요일에도 봉사하느냐'는 식의 핀잔을 운전기사로부터 받기 일쑤이고 승차가 거부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통역 자원봉사자인 김모(27)씨는 조직위의 엉터리 업무로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이 맡을 외국 선수단의 도착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불과 며칠 전 담당 공무원은 집에서 계속 기다리라고 했지만, 실제 그 선수단은 진작 도착해 다른 봉사자가 맡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것. 김씨는 "아무 통보도 없이 멋대로 자원봉사자를 바꿔버릴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모(27)씨는 "숙소 자원봉사를 신청했으나 당일까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전혀 연락받지 못했고 AD카드 내용이 잘못 기재된 사실도 당일에야 알게됐다"고 했다. 이모(26)씨는 "담당 공무원들조차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조직위가 한시적인 기구인데다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면이 있다"며 "연관 부서 사이에 손발이 안맞아 자원봉사자 보기 부끄러운 적이 한두번 아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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