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항과 목포 등지에서는 생선을 날 것으로 먹고 '아니사키스좦란 기생충에 감염돼 심한 통증과 합병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잇따랐다.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만 생각됐던 기생충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인체 내 병원 기생충
인체에 기생하는 병원성 기생충은 이질아메바 등의 원충류, 회충과 같은 윤충류, 간디스토마나 폐디스토마 등의 흡충류, 촌충 등이 속하는 조충류로 나뉜다.
△원충류=이질아메바는 장에 기생해 설사 등 장염이나 간에 농양을 일으키기도 한다.
감염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질에 기생해 질염을 유발하는 질트리코모나스는 주로 성관계에 의해 전염된다.
남자에게는 증상이 미미해 감염 여부를 알 수 없으나 여자에게는 독특한 냄새를 가진 질 분비물, 냉 등의 증상이 생긴다.
말라리아원충은 인체의 적혈구에 기생해 병을 만든다.
모기에 물렸을 때 원충이 인체에 들어오게 된다.
감염되면 3일열, 4일열 등의 독특한 형태의 발열 증상이 있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국내에는 철원일대(휴전선 근처)를 제외하고는 박멸된 것으로 보고돼 있으나 동남아 여행자와 철원일대에서 근무한 군인에게서 간혹 감염 보고가 있다.
특히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여행 4주 전부터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윤충류=윤충류는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이 있다.
회충은 인체의 장에 성충이 기생해 복통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장폐색, 급성충수돌기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장내에 기생하는 요충은 밤에 이동해 항문 주위에 알을 낳는다.
이 때 가려움이나 성충의 움직임으로 인해 불쾌감이 생긴다.
십이지장충은 음식물과 피부를 통해 감염되는데 인체의 장에 기생해 빈혈을 유발시킨다.
회충 등의 인체 기생 윤충류는 1970년대까지 유행했으나 지속적인 보건교육과 구충활동으로 인해 현재는 박멸상태에 있다.
그러나 요충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 위생이 불결한 사람들에게서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흡충류=간에 기생하는 간디스토마(간흡충), 폐에 사는 폐디스토마(폐흡충), 장에 기생하는 요코가와이흡충(장흡충)으로 크게 나뉜다.
간디스토마는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되며, 폐디스토마는 민물가재를, 요꼬가와이흡충은 민물고기 특히 은어를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된다.
이들은 각각 간, 폐, 장 등에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조충류=유구조충(갈고리촌충), 무구조충(민촌충), 광절열두조충(긴촌충) 등이 있다.
조충류 역시 인체의 장 등에 기생해 설사, 복통 등을 유발했으나 현재는 거의 박멸된 상태이다.
▨둥지를 잘못 튼 기생충
정해진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기생하거나 동물이나 바다포유류에 살아야 할 기생충이 인체에 기생해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폐디스토마가 폐가 아닌 뇌 등 다른 조직에 기생하기도 한다.
특히 뇌에 기생했을 때는 심한 두통, 간질 등의 증세를 보여 뇌암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고래회충도 대표적인 경우. 고래회충은 원래 고래의 장에 가서 성충으로 기생한다.
이 성충이 낳은 알은 바닷물 속으로 나오게 되며 이 알은 물벼룩 몸 속에서 부화된다.
바다갑각류는 이 물벼룩을 먹고, 대구 등의 물고기가 다시 바다갑각류를 먹게 되면서 유충은 대구 등의 몸 속에 들어가게 된다.
고래가 이같은 대구를 먹게 되면 유충은 고래의 장에 가서 고래회충이 된다.
문제는 사람이 대구 등의 바닷고기를 날것으로 먹게되는 경우. 고기 속의 유충은 사람의 몸을 고래로 착각해 위벽에 붙어서 위벽을 뚫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복통, 구토 등의 위장병 증세가 나타난다.
이것이 위장 아니사키증이다.
물론 장 아니사키증도 있을 수 있다.
아니사키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바닷고기는 대구, 고등어, 오징어, 청어, 바다뱀장어 등이다.
가급적 이를 날 것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백두현(고령 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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