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특보 49, 부대변인 51명'

우리나라 선거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는가 보다.

지방선거, 총선거, 대통령선거 등을 봐도 '돈이 적게드는 선거'는 아예 구호에만 통용될 뿐 현실은 정반대다.

유권자들까지 스스로 등산, 야유회등 나들이를 빌미로 후보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통보하면 작은 성의를 표시하는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이런 행태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전망이어서 정치개혁은 공염불이라는 생각도 든다.

입후보자들도 선거를 치루는 가장 큰 부담을 소위 선거에 쏟아부을 돈, '실탄(實彈)'을 들고 있을만큼 우리의 선거풍토는 후진적이다.

그 다음이 아마 학력, 경력 등 명함용 직함일 성싶다.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내년 총선대비로 '긴장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어쨌든 안타깝다.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정확한 측정은 안된 상태지만 대구.경북의 정서는 지난 대선(大選)이후도 '한나라당 경도 상태'인것을 감안해도 최근의 움직임이 과연 정상의 일인지 의문이간다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19일 비상근대표 특보 32명을 추가로 선임해 기존의 17명을 포함하면 총49명이 됐다고 한다.

아마 이것은 내년 총선거를 염두에둔 단순한 경력관리차원의 '명함용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바로가면 좀 걱정스럽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부대변인을 무려 51명이나 임명한 적이 있었다.

이를 두고도 어처구니 없다는 등 말이 많았다.

상근 부대변인은 9명이고 나머지 42명은 비상근 부대변인이다.

알다시피 한나라당은 대변인도 2명의 체제다.

세계 어느 정당에서 이런 '매머드 대변(代辯) 체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긴 몰라도 처음의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야당이 집권당을 향해 공격하는 수단이 대변인.부대변인 등의 논평이나 성명서가 큰 몫을 하는 한국적 정치현실이긴 하나 국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명함'말고는 줄 것이 없는 야당의 입장을 이해하라고 한다지만 다수당의 논리로는 구차하다.

▲한나라당의 이런 변하지 않는 모습을 두고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정권창출을 못하는 불임(不妊)정당'이라고까지 규정했다.

명망가들이 모여 땀흘리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정당이라는 지적은 특보, 부대변인 무더기 임명과 연장선상의 판단이라고 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지난 대통령선거의 실패도 이 '땀'과 관련있을 듯한 대목이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구력(訴求力) 부족이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정당의 '게으른'면까지 지적될 정도면 아무래도 위기다.

한나라당이 판단하듯 '죽을 쑤는 민주당'에도 지지율이 뒤처지는 현상을 한나라당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떤 전술.전략이 있는지 자못 궁금한 일이다.

최종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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