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버스 파업때 택시마저 없어 동부정류장에서 반월당까지 걸어 간 적도 있었고 얼마전 철도사고가 났을 때는 왜 사고만 났다하면 대구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안좋은 일이 많았지만 대구 사람이기 때문에 유니버시아드대회로 대구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하철 참사 당시 승객들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세계적인 특종 사진을 본사에 제보한 류호정(29)씨. 대구시내에서 컴퓨터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요즘도 취미로 사진찍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다 흥미로운 장면이 펼쳐지면 카메라를 꺼내 찍는 그는 "평소 사진찍는 습관으로 인해 지하철 특종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참사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컴컴한 어둠속에서 출구를 찾아 나올때가 생각난다"며 "지하철 역사에서 빠져나와 파티마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폐와 기관지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폐암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그는 "지하철 참사로 부모, 형제, 친지, 친구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대구U대회를 계기로 아픔을 털고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씨는 지하철사고 대책위원회로부터 대구U대회 개회식 입장권을 선물받았으나 학원 강의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개회식엔 가지 못했지만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 축구팀 경기를 보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산오거리 지하철 공사 현장 위에 붙은 '다시 뛰는 대구, 함께하는 유니버시아드'라고 씌여진 현수막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참사가 6개월전에 있었지만 어느새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이제는 대구가 사고로 얼룩진 도시의 오명을 벗어버리고 좋은 일만 가득한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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