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7시20분쯤 대구 송현동 ㄱ원룸 2층 서모(44.여)씨 집에서 서씨의 큰 딸(25)과 작은 딸(19), 서씨의 동거남 박모(45)씨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서씨의 아들(22) 후배인 김모(21)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서씨의 두 딸 시체는 방 안에서 온 몸에 멍이 들고 머리에 피를 흘린채 전기다리미 줄로 목이 졸린 상태로 옷가지.이불 등에 몸 일부가 덮여 있었고, 박씨는 거실에 반듯이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다.
숨진 박씨의 옆에는 "밤 2시 죄를 지었다. 나도 가야지. 서××, 배신의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러나 니가 숨었으니 대신할 수 밖에. 미안하다"라고 적힌 종이와 농약병이 놓여 있었고, 방 안에서는 둔기가 발견됐다고 경찰이 전했다.
서씨는 지난 5월초 역내 모사찰에서 알게 된 박씨와 7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동거를 해왔는데 "박씨가 노름자금을 계속 요구해 이를 거절하자 이달초쯤 기르던 강아지를 집에 있던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등 행패를 부렸고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서씨는 또 "딸들만 남겨 둔 채 따로 방을 구해 피해 있었는데 21일 직장에 다니는 두 딸에게 전화했으나 종일 연락이 안돼 아들 후배에게 집에 가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은 경찰에서 "박씨가 가끔 술에 취해 늦은 밤에 귀가하면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고 소란을 피웠고, 이날 새벽 여자 비명소리와 방바닥이 울리는 듯한 소리를 십여차례 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로 미뤄 박씨가 잘 만나 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고 이날 새벽 2시쯤 서씨의 두 딸을 살해한 뒤 자신도 음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해 박씨 등 3명의 시체를 부검키로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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