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0일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회식 참석여부를 두고 빚어진 해프닝에 말들이 많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최 대표는 오후 1시30분 천안연수원에서의 '밀양.창녕지구당 당원 연수특강'과 오후 3시의 '실.국장 및 시.도 사무처장 워크숍'에 참석키 위해 개회식에 불참한다는 입장이었다.
최 대표는 오전 상임 운영위원회의에서 "우리 나름대로 입장권도 구입했고, 지구당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U대회 개막식에는 원내총무가 당을 대표해 다녀와 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참 방침을 두고 대구.경북지역내 비난여론이 일자 오전 11시 조금 넘어 김영선 대변인을 통해 "이해봉 대구시 지부장 등이 U대회 중요성에 비춰 개막식 참석을 건의해 와 대표가 참석키로 했다"며 대구행을 밝혔다.
대변인을 통한 간접 해명이 미진했던지 최 대표는 11시50분쯤 직접 자신의 집무실로 기자들을 불러 "대구시민들에게 당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데다 이 시지부장이 꼭 와달라고 해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대구행은 여러모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각종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에 몰표를 던졌던 대구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불참하겠다는 첫 발상이 우선 이해되지 않는다.
그가 개회식에 불참하는 대신 가겠다던 당내 행사가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172개국 7천여 선수.임원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U대회와 경중을 따질 계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단체의 인공기 소각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요구를 "비판받을 각오"를 하고 수용, '반쪽' 대회를 가까스로 막은 점에 비춰볼 때 최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는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행여 "당 정체성을 감안, 보수단체를 지나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게 했다.<
또 이날 당 일각에선 "최 대표가 취임 이후 '정권퇴진 운동' 시사발언 등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껄끄러워 개막식에 불참하려 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국회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원내 제1당 대표가 전 국민적 지원과 참여가 요구되는 국제대회에 대통령이 미워 가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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