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쇼는 없었지만 깔끔한 선택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개회식에서 가장 큰 관심을 큰 성화 최종 점화자는 대구 성광고-경북대 출신으로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97년 시칠리아 U대회 금메달리스트 이진택(31·대구체육고 교사)이었다.
점화는 무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성화대까지 올라가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1일 오전 9시 성화 최종 점화와 관련, 이진택은 "연락을 받았느냐"는 전화 질문에 "(김)순형(이진택의 경북대 후배)이는 대회기를 들기로 했는데"라며 "답답해 죽겠다"고 했다.
같은 시각 대구 조직위 김승규 공식행사부장은 "자신의 손을 떠났다"고 했고 박상하 집행위원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 점화 후 이뤄진 인터뷰 내용을 감안해 뒤집어보면 이번 대회의 성화 점화자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고 철저히 보안을 한 셈이 됐다.
조직위는 대구·경북 출신으로 U대회 메달리스트들을 성화 점화자의 후보로 점찍었다.
후보 가운데 윤용일(U대회 테니스 2연패) 등 8명이 대회기 운반자로 발표돼 이들은 제외됐다.
나머지 대상자로는 이진택과 이날 트랙에 성화를 들고 첫 모습을 드러낸 정성숙(95년 후쿠오카 U대회 유도 금메달)만이 남았다.
황영조(91년 셰필드 U대회 금메달)는 후보군에서 없었지만 이날 2번째 성화 주자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성균관대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각각 채화된 뒤 2천여명의 봉송 주자를 거쳐 포항 호미곶에서 지난 17일 합화되고 20일 대구에 도착했던 성화의 불씨는 21일 오후 8시 10분쯤 개회식이 열리는 주경기장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참가국 선수 및 임원이 모두 입장해 운동장에 도열한 가운데 성화는 정성숙의 손에 들려 천천히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본부석 앞까지 정성숙에게서 성화를 넘겨 받은 황영조는 마라톤 선수 출신답게 씩씩하게 운동장의 4분의3 바퀴를 돌았고 운동장 서쪽 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터준 공간을 지름길 삼아 참가국 선수들이 모인 운동장 가운데를 가로질러 경기장 서편 스탠드까지 내달렸다.
성화대의 관문인 무대 앞에 기다리고 있던 이진택은 운동장 남쪽 관중석 꼭대기에 마치 꽃봉오리처럼 걸린 성화대까지 특별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 성화를 든 오른팔을 한 번 높이 치켜들고는 곧바로 점화를 시도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7만여명의 관중 및 선수들의 함성과 함께 성화는 힘차게 타올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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