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응원단호흡척척-종합

첫 만남은 서먹 했지만 날이 갈수록 남북 응원단의 호흡이 척척 맞는다.

아리랑 응원단, 달성사랑회 수백여명은 21일 남자배구 덴마크전때부터 북측 미녀응원단과 호흡을 맞춰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파도타기 물결에 몸을 맡기는 등 시간이 갈수록 한덩어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 때 큰 인기를 끈 '처녀시절', '옹헤야', '청춘', '반갑습니다' 같은 노래를 북측 응원단이 부르면 남측 서포터스들도 따라부를 만큼 남북간의 거리는 한층 좁아졌다. 남측 응원단들은 "이젠 북측 응원단 지휘자의 표정과 손짓, 몸짓만 봐도 응원단원들처럼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22일 여자축구 독일전이 열린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남북응원단은 무더위도 함께 했다. 때늦은 무더위 때문에 전.후반전 2시간여의 응원이 버겁기만 했지만 남북응원단은 최대한 호흡을 맞췄다. 북측 공격수들이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편 골망을 가를때마다 북측 응원단이 "조국의 장한 딸, 우리 선수"를 외치자 서포터스들도 구호를 따라 외치는 등 호흡을 같이했다.

이날 오후 남자배구 우크라이나전이 열린 대구 실내체육관에서는 오전 김천에서 남북 응원단 모두 진을 다 뺀 상태였지만 파도타기와 공동구호 등 응원열기는 식지 않았다. 북측 응원단은 파도타기 응원 물결이 남측 관중석을 지날때 눈을 떼지 않고 물결을 따라가며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들며 애정과 관심을 나타냈다. 남측 관중들도 북측 응원단의 구호 선창에 어김없이 큰소리로 척척 화답하고 있다.

북측 응원단은 남측 서포터스와 관중들의 호응이 계속되자 갖가지 몸짓, 손짓으로 응원을 유도했다. 응원단 리더들은 아리랑 응원단, 북측 서포터스, 일반 관중석에 번갈아 구호 선창의 화답을 각각 유도해 남과 북의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남측 서포터스들이 북측 응원단에게 파도타기 응원을 요청해도 북측 응원단이 흔쾌히 응할 정도로 이제 한 몸, 한 덩어리가 됐다. 남측의 서포터스 중 한 명이 북측 응원단에게 파도타기 응원을 요청하면 흔쾌히 받아들였고 관중 한사람이 북측 응원단을 향해 '우리는 하나다' 구호를 선창하자 응원단이 즉각 화답하는 등 '찰떡 궁합'을 선보였다.

북측 선수팀이 패했는데도 남측이나 북측 할 것없이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일어나 박수치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축제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 또 다같이 '조국통일'을 연호하고 '안녕히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등 이별노래를 부르며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김진환(27.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는 "남과 북의 응원이 연습없이도 이렇게 호흡이 척척 맞는 것은 구호, 몸짓이 비교적 쉽고 북측 응원단의 리더가 노련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핏줄과 언어가 같은 한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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